다음달 2일 열리는 한나라당 총무 경선이 새 국면으로 접어 들었다.이규택(李揆澤) 박주천(朴柱千) 김형오(金炯旿) 박명환(朴明煥)의원 등 3선 의원 4명이 30일 “정치 경험이 많은 의원 중에서 총무가 나오기를 희망한다”며 ‘중진 지지’의사를 밝힌 뒤 불출마를 선언한 것. 또 이에 발 맞춘 듯 국회부의장 후보 경선에 마음을 두고 있던 5선의 정창화(鄭昌和)의원은 이날 전격적으로 총무 경선 출마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대해 재선의 안택수(安澤秀) 이재오(李在五)의원은 “자유 경선의 의미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격렬하게 비난했다. “정치적 복선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며 당 지도부의 개입 의혹도 제기했다.
현재로서는 이같은 흐름이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의중과 맞닿아 있는것 같지는 않다. 총재실은 “모든 경선에서 중립을 지킨다는 게 이총재의 원칙”이라고 밝혔고 정의원도 “이총재와 사전 협의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당안팎에서는 정의원이 3선 그룹의 중도 하차 움직임과 이총재가 새로운 중진 카드를 쉽게 꺼낼 수 없는 당내 상황 등을 감안, 선수(先手)를 친 것으로 보는 관측이 유력하다. 3선 그룹의 경우 이총재의 마음이 실리지 않으면 경선에서의 승산이 그리 높지 않은데다 어차피 자신들이 뜻을 접을 판이면 재선 보다는 4선 이상의 중진이 총무가 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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