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16대 국회 임기 개시와 동시에 열린 민주당의 첫 의원총회에서는 국회의장 후보 선정방식을 놓고 격렬한 토론이 2시간 30분간이나 이어졌다. 당 지도부는 이만섭(李萬燮)상임고문을 점찍어 놓고 내심 의장후보 선정을 지도부에 위임해 주기를 기대했으나 토론은 사뭇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정균환(鄭均桓)총무가 별다른 전제없이 활발한 토론을 주문하자 먼저 이윤수(李允洙·3선)의원이 나서 “지도부 위임이 좋겠다”며 분위기를 잡아가려 했다. 그러나 경선파의 즉각적인 반론이 이어졌다. 정범구(鄭範九·초선)의원이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간접화법으로 경선을 얘기했고 추미애(秋美愛·재선)의원은 “지도부 위임은 폐쇄적이고 봉쇄적이다”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김원기(金元基·5선) 이협(李協·4선) 안동선(安東善·4선)의원 등이 나서 “다수의 의견으로 지도부에 위임하는 것도 민주적”이라며 재반론을 폈다. 압권은 이만섭(李萬燮·8선)상임고문이었다. 자신이 가장 강력한 의장후보인 이고문이 “국민들에게 경선을 기피하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된다”며 경선수용을 촉구, 많은 박수를 받음으로써 대세가 드러났다.
결국 지도부에 결정을 위임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고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주요 당직자 회의를 소집, 대세를 수용했다. 다만 시간적인 제약때문에 정식 경선이 아닌 의원들이 각자 희망하는 의장후보를 써넣는 투표방식이 채택됐다.
의총에서 김성호(金成鎬·초선)의원이 제안한 변형된 교황 선출방식이 채택된 것. 이 투표를 위한 의총이 31일로 잡히는 바람에 서영훈(徐英勳)대표 등 이날부터 금강산 관광에 나설 예정이던 의원들은 관광을 포기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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