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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욱 기자의 막전막후] 극단 예작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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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욱 기자의 막전막후] 극단 예작 '가족'

입력
2000.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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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기억도 추억이 될 수 있을까“어릴 적 시골 살면서 접했던 푼수의 모습을 과장되게 살려 봤어요.” 시골 건달의 허풍과 촌스런 추근댐을 재현, 객석의 웃음보를 여지없이 터뜨려 주는 유헌호(28).

극단 예작의 창단 기념작 ‘가족’은 20대 배우들의 열연이 인상적인 사실주의 무대다. 매체 또는 감각에 치우치기 쉬운 젊은 배우들. 그러나 이들은 별다른 무대 장치 없이, 연기의 힘만으로 ‘배우가 살아 있는’ 사실주의 무대에 도전하고 있다.

70년대 시골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두 형제 이야기다. 야당 후보 보좌관인 인텔리 형과 여당 후보의 행동대장인 깡패 동생이 마침내 유세장에서 격돌, 피를 부른다. 둘은 결국 어릴 적 함께 찍은 가족 사진 앞에서 화해한다는 줄거리다.

소년 소녀 구분 없이 벌이던 소타기 놀이, 우물가 정경, 운동회 풍경 등의 사실적 모습은 객석을 훈기에 젖게 만든다.

그러나 주조는 가난의 모습. 지난 시절, 가난은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 제로섬 법칙을 강요했었나를 불러낸다. 형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진학에의 꿈을 접고 신문팔이로 나서야 하는 동생. 철부지 막내 여동생은 미싱공이 된다.

당시 영상과 노래가 구사된다. 그러나 60-70년대를 회고하는 시민 인터뷰가 담긴 TV 프로 장면까지 동원되는 등, 지나친 매체의 사용은 연극이 매체의 설명에 머무르는 듯한 느낌마저 주고 만다.

아직 20대 후반의 배우들. 매체의 직접적 동원은, 자칫 단조로울 수도 있을 신인들의 사실주의 무대에 생동감을 불어 넣는다는 현실적 의미를 간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촌마을을 그린 한 무대에서 충청도 사투리, 전라도 사투리, 서울말이 뒤섞이는 등의 안이한 처리로 사실성은 격감되고 말았다. 최영민 연출. 6월 18일까지 인켈아트홀 2관. 화-목 오후 7시 30분, 금-일 오후 4시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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