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6일 이상훈이 마이너리그 트리플 A에서 콜롬비아 클리피스(뉴욕 양키스 산하)와 경기하다 퇴장당했다. 확인해 보니 무의식중에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뭐라 했는데 바로 퇴장명령이 내려졌다.필자도 1998년 마이너리그 세인트 캐트린에 있을 때 야수가 땅에 튕긴 볼을 잡았는데도 아웃이라고 판정해 항의하다 퇴장당한 적이 있다. 국내에서 24년간 선수생활하면서 한번도 당해보지 않은 퇴장을 이국에서 당하니 억울한 마음이 들어 펄쩍 뛴 기억이 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감독과 코치, 선수들까지도 퇴장당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마이너리그는 기량향상을 도모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엄격한 룰에 따라 교육을 받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사생활과 관중에 대한 매너, 무엇보다 심판에 대한 신뢰감과 복종을 배우는 장이기도 하다.
때문에 메이저리그에서 특별하게 모난 선수 몇 명 빼고는 절대로 볼판정에 항의를 하거나 스트라이크 아웃을 당하고 들어가며 주심의 얼굴을 쳐다본다든지 하는 행위는 볼 수 없다.
기껏해야 씩 웃으면서“제대로 봤다. 비슷하면 때려야 하는 건데”라고 말하곤 수비에 나간다. 과연 주심은 선수의 이런 말을 듣고 다음 타석에 그 선수가 나왔을 때 볼판정을 대충할 것이며 악의적으로 보겠는가.
설사 주심이나 누심이 판정을 잘못했다고 치자. 그래서 경기가 어렵게 풀려서 졌다거나 반대로 심판들의 실수로 내가 득을 봤다든지 팀이 승리한 적은 없는지 반문해 보고 싶다.
심판은 신이 아니기 때문에 한 쪽 팀에게 불리한 판정을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심판에게 모든 권한을 일임해 경기를 하는 이상 판정에 대해 절대로 왈가왈부해서는 안되겠다.
메이저리그나 마이너리그에서는 감독만 어필하게 돼 있다. 또 한번 내려진 판정에 대해서는 100% 번복하기가 어렵다. 다만 순간적 판단착오 등에 대해 4심 합의하에 이뤄지는 번복은 가능하다.
심판은 잘 하면 본전이고 어쩌다 한쪽에 불리한 판정을 하면 온갖 수모를 당한다. 심판들이 화려한 선수들의 뒤안길에서 고생하는 점을 생각해 각 구단에서는 보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경인방송 해설위원 박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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