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송도에 국내 '최대번식지'본보.환경연합 조사팀 발견
인천 송도간척지에서 세계적인 희귀조인 검은머리갈매기의 국내 최대 번식지가 발견됐다. 이곳은 그러나 2년 후면 도시기반시설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어서 보호조치가 시급한 실정이다.
한국일보와 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조사팀 및 김수일(金守一·생물교육과) 한국교원대 교수는 29일 매립공사가 끝난 인천 송도간척사업 2공구 일대 50여만평에서 검은머리갈매기 250여마리와 둥지 100여개를 확인했다.
이 새는 전세계에 1만마리에 불과, 세계자연보호연맹(LUCN)의 ‘적색목록’(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명단)에 올라 있고 국내에서는 보호야생동식물로 지정돼 있다.
주로 중국 동부 해안 등 서해 일원의 염습지(갈대 등 소금기에 강한 풀이 자라는 건조한 갯벌)에서 철따라 남북을 오가면서 서식하며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 시화호에서 40마리, 지난해 영종도에서 200여마리 규모의 번식지가 발견됐다.
김 교수는 “영종도의 검은머리갈매기 떼가 최근 50마리 규모로 줄어든 것으로 미뤄 인천국제공항 공사가 진척되면서 서식환경이 나빠지자 천연 염습지와 비슷한 조건을 갖춘 이곳 매립완공지역으로 옮겨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서식지가 발견된 송도간척지 일대는 94년 매립을 시작, 이미 공사가 끝난 2개 공구를 비롯, 7개 공구를 2001년까지 모두 매립한 뒤 2002년께 미디어밸리, 무역센터, 대학 등 각종 도시시설을 위한 기반공사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계속 보전되기는 어렵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이곳에서 검은머리갈매기 몇 마리를 본 적은 있으나 서식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당장 공사를 중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은호기자 leeeun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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