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계의 ‘황제’ 서세원., 그는 KBS의 ‘서세원 쇼’와 ‘야(夜)! 한밤에’,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SBS ‘좋은 세상 만들기’ 등 간판 프로그램 네개를 진행한다. 현재 회당 출연료만 합쳐도 매주 1,000만원이 넘는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다. 그간 서세원은 방송가에서 ‘광고든, 시청률이든 가장 확실한 효과를 내는 MC’라는 평가를 받았기에 올 봄 개편 때도 각 사에서 그를 잡기 위해 신경전을 벌였다.4월 23일 서세원은 새로 MC를 맡은 ‘일요일 일요일밤에’에서 마치 정당 창당대회처럼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 ‘유머당’ 당수로 화려하게 등장했다. ‘서세원 전성시대’의 상징적 장면이었다.
그러나 특유의 순발력과 카리스마로 프로그램을 주도하던 지금의 서세원은 연이은 겹치기 출연에 지쳤는지 별로 새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시청자들도 식상해 한다. 시청률조사기관 TNS에 따르면, 그가 맡은 프로그램들의 5월 평균 전국시청률은 ‘서세원쇼’가 19.9%, ‘좋은 세상 만들기’(서울·수도권 기준)가 9.4%, ‘야(夜)! 한밤에’와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각각 11.2%와 9.1%로 결코 이름 만큼의 ‘서세원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23일 ‘서세원쇼’는 노골적으로 자신의 독보성을 과시해 시청자들의 엄청난 비난을 샀다. 게스트에 아내 서정희를 출연시켜 그녀가 새로 펴낸 책, 서정희의 살림법 등을 얘기하며 부부끼리 서로 자화자찬을 주고받는 내용의 이 방송에 대해 시청자들은 방송 사흘 후인 26일까지 항의의 글을 올릴 정도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시청자는 “서세원에게 아부하는 의미에서 이런 소재를 택했다면 용납 못할 일”이라고 했다.
한정된 아이디어를 곳곳에 써먹을 수 없다며 오직 ‘이홍렬쇼’에만 출연하는 조건으로 컴백,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이홍렬, 그리고 ‘이소라의 프로포즈’한 프로그램만 4년 가까이 진행하면서 완전히 자기 색깔을 구축한 이소라는 대조적인 본보기다. 인기는 철저한 자기관리와 절제 속에서 더욱 빛이 난다.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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