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대북공조를 재확인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데 성의를 다했다. 두 정상은 환영 오찬에서 풍성한 덕담을 나누었으며 공동기자회견에서는 민감한 질문에 상대국에 부담이 가지않도록 신중한 답변을 했다.○…환영 오찬에서 양국 정상은 타계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전일본총리와의 인연을 거론하며 정서적 교감을 넓혔다. 김대통령은 “애석함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고, 모리총리는 “오부치 전총리와 나는 40년 친구로 그가 세상을 떠나지 않았다면 이 자리에 서 있었을 것”이라며 “그의 유지를 받들어 한일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김대통령은 “과거 럭비선수였던 모리 총리의 말을 기억하고 있다”며 “럭비공은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기회는 반드시 오기 마련이라는 말처럼 각하가 주창한 ‘일본 신생(新生)’을 반드시 이룩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모리총리는 “김대통령의 열정과 신념, 탁월한 식견을 접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남북정상회담은 한·일·미 3국의 공조 덕분”이라고 말했고 모리총리는 “김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의 결과”“남북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한다”는 등으로 화답, 3국 공조의 ‘이상무’를 강조했다.
○…이에 앞서 공동기자회견에서 김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 북한 미사일, 일본인 납치문제 등을 어떻게 반영할 것이냐”는 일본기자의 질문에 “아직 의제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비켜갔다.
그러면서도 김대통령은 “그러나 무슨 얘기든 제한없이 자유롭게 하겠다”면서 “그래야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오해는 없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고 대답, 미사일문제 등의 거론 가능성을 완곡하게 시사했다. 김대통령은 또 “남북문제만이 아니라 미국, 일본을 포함한 국제문제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총리는 이날 정상회담과 공동회견, 오찬 참석에 이어 이한동 총리서리와 회담한 뒤 빡빡한 하루 일정의 방한을 마무리 짓고 이한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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