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팝 메탈 그룹 ‘본 조비’가 5년만에 그룹 앨범을 내고 돌아왔다. 그간 해체설, 불화설 각종 ‘설’에 시달려온 이들이다. 각자 솔로로는 활동했지만, 오랜만에 나온 이들 그룹 앨범은 그런 만큼 완성도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이번 앨범 성패에 따라 그룹이 얼마나 지속될 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많은 히트곡을 냈던 ‘Keep The Faith(1992)’, 초기 그들의 명성을 세계적으로 알린 ‘Slippery When Wet’(1986)같은 본 조비 음악의 본령을 오히려 더 충실히 지켜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리더이자 가수, 그리고 영화배우로도 이름이 난 존 본 조비, 기타리스트인 리치 샘보라 두사람이 음반 수록곡 모두를 만들고 프로듀싱했다. 야기에 데이브 브라이언(키보드), 티코 토러스(드럼)에 새 멤버 휴 맥도널드(베이스)가 가세했다. 새 음반 ‘Crush’는 앨범 전체곡이 모두 본 조비의 고향인 미국 뉴저지에서 만들어졌다. ‘처음으로 돌아가자’는 강렬한 의지의 표현이다.
데뷔한 지 17년. 본 조비는 대중적인 인기를 획득했다. 한국에서도 이들의 음반은 드물게 20-30만장이 판매되는 기록적인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바로 이런 점은 골수 록팬들로부터는 본 조비를 외면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팝평론가 최영선씨는 “그의 첫 곡 ‘It's My Life’를 들으면 존 본 조비가 마치 스펀지와 같은 뮤지션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평한다.
테크노 사운드를 연상시키는 도전적인 도입부, 록적인 기타 반주와 존 본 조비의 보컬, 그리고 팝적인 전개. 가장 미국적인, 팝적인, 대중적인 록 팝을 선보이는 본 조비는 이번에도 최신 유행의 ‘패션’을 일부 가미하는 기민함을 보였다.
17년간 사랑해 준 팬들에게 바치는 일종의 헌사인 ‘Thank You For Loving Me’에선 이젠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는 존의 보컬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여전히 이들 음반은 세련된 감각을 잃지 않았고, 에너지가 충만하다. ‘
Save The World’는 ‘아마겟돈’의 감독인 제리 브루크하이머로부터 원고를 받은 즉시 작곡해 에어로스미스가 불렀던 곡. 이번에는 밴드가 불러 새로운 맛을 준다. ‘Next 100 Years’는 일본 고베지진기금 모금을 위해 작곡, 일본 ‘제이 프랜드’라는 보이밴드가 불러 일본에서 크게 히트한 곡.
대중적인 ‘You give Love A Bad Name’같은 히트곡으로 음반마다 엄청난 판매고를 올린 본 조비. 물론 세상을 발칵 뒤집을 만한 혁명적 가사나 혁신적 사운드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즐기는 팝 메탈로는 역시 손꼽힐 만하다. 상업적이라 비난받지만 사실 ‘상업적’이란 딱지가 붙더라도 완성도 높은 음악을 만들어 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본 조비의 것은 패션에 민감하면서도 지킬 것은 다 지키기 때문이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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