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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몸에 밴' 자원봉사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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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몸에 밴' 자원봉사 키워야

입력
2000.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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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과 후진국을 구분하는 기준에는 여러가지가 있으나, 자원봉사활동도 중요한 지표가 된다. 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자원봉사자들의 많은 기여를 한 바 있고, 그 후 NGO를 중심으로 사회봉사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나는 작년에 우리나라 최초로 열린 전국 중고생 자원봉사대회에 실무책임자로 참여했고, 금년 5월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5회 미국 중고생 자원봉사대회에 한국대표학생 2명과 함께 참석했다. 그동안의 체험을 바탕으로 자원봉사활동의 활성화와 생활화를 위한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첫째, 자원봉사활동의 생활화가 인성교육의 지름길이며 공교육 붕괴를 예방하고 극복하는 최선의 방책이다. 자원봉사활동은 도움을 받는 사람 못지 않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도움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학생들에게 이웃을 생각하고 남을 돕는 체험을 통해 공동체의식을 높이고 사회를 밝고 따뜻하게 가꾸는 마음을 길러주어야 한다.

둘째, 자원봉사율을 크게 높이고 자발성과 지속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겠다. 미국에서는 전인구의 약 절반이 자원봉사활동에 참가하고 한 사람이 1년에 200시간의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상세한 통계가 없지만 중고생의 경우 1년에 40시간 정도를 권장했다가 지금은 15시간으로 줄였고, 자발적이기보다는 의무적으로 시간만 채우는 상황이어서 안타깝다.

셋째,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개발하고 확산시켜야 하겠다. 봉사활동은 노력봉사가 중심이지만, 지식 기술 지혜의 봉사, 기부와 모금을 통한 금전봉사, 혈액이나 장기 기증과 같은 봉사도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여러 영역의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학부모와 사회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 미국 자원봉사대회에서는 각 주 대표학생 104명과 함께 학부모 지도교사 300여명이 4일간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봉사활동에 대한 동기부여는 물론 활동 자체를 함께 하거나 지원하는 모습을 보며 기성세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절감할 수 있었다. 우리는 아직도 “너는 공부만 해라”고 하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격려는 커녕 무관심과 냉대로 일관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 우리나라는 선진국 문턱까지 숨가쁘게 달려왔지만 선진국 진입단계에서 뒤뚱거리고 있다. 자원봉사의 시대인 21세기에는 전국민이 자원봉사를 생활화하여 명실상부한 선진국대열에 합류하자.

/김성환 서울 둔촌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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