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가능성이 보인다. 23세이하 선수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한국대표팀이 28일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세계적인 강호 유고축구대표팀 초청경기서 0-0으로 비겼다.이로써 한국은 유고와의 역대전적서 2무3패를 기록했다.
시드니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을 위해‘젊은 피’로 구성한 한국은 이날 정상적인 대표멤버를 총가동한 유고에 맞서 내용면에서 뒤지지 않는 경기를 펼침으로써 세대교체의 전망을 밝게 했다.
조직력과 전술점검에만 목적을 둔 탓인지 유고는 초반 다소 느긋한 자세로 나왔다. 그러나 한국선수들의 빠르고 다부진 플레이에 곧 긴장감을 되찾았고 이 것이 승부의 묘미를 더해 주었다.
세계적인 스타들을 상대로 전혀 위축되지 않은 우리 선수들은 개인기와 조직력, 빠른 스피드, 볼을 빼앗기지 않는 키핑력이 돋보였다.
특히 박진섭 이영표의 양측면 돌파는 과감했고 정확도가 있었다. 부상으로 장기간 대표팀에서 빠졌던 고종수는 예전의 감각을 되찾은 듯 게임을 읽는 시야와 공간에 떨어뜨려주는 패스, 드리블이 돋보였다.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한 박지성의 플레이도 큰 몫을 했다.
가장 칭찬해주고 싶은 선수는 왼쪽풀백 이영표와 스트라이커 이천수였다. 순간 순간 유고의 수비벽을 뚫는 드리블을 과시, 모처럼 개인기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둘은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슈팅의 과감성만큼은 빛났다. 이영표는 전반 11분 유고 사벨리치와 후반 26분 요카노비치의 결정적인 슛을 오른쪽 골대 옆에 있다가 발과 머리로 걷어내는 등 결정적인 실점위기도 막아냈다.
한국은 전반 7개의 슈팅을 날렸고 이중 24분과 25분 고종수의 왼발슛과 설기현의 헤딩슛이 돋보였다. 또 40분께 박진섭이 미드필드 우측서 길게 센터링한 공을 설기현이 헛발질한 장면은 아쉬웠다.
빠른 역습이 돋보인 후반 역시 결정적 찬스면에선 유고에 뒤졌으나 이천수(6분, 9분) 설기현(8분) 박강조(42분)의 슛이 좋았고 38분께 박강조의 센터링과 최태욱의 헤딩슛이 아까운 장면. 수비도 대체로 그 폭과 움직임에서 전보다 많이 개선된 모습이었다.
고칠점도 있다. 전반 15분께 박진섭이 쓸데없는 파울과 박재홍이 백태클로 경고를 받은 것과 수비수들의 신경질적인 매너는 팀에 큰 누를 끼친다는 점에서 삼가해야 한다.
또 유고선수들의 정확한 장거리패스(센터링)과 세트플레이에서 정교한 킥에 수비가 일순간 무너지는 점은 주의해야한다.
유승근기자
usk@hk.co.kr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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