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현대 쇼크로 또한번 휘청거린 금융시장은 이번 주에도 살얼음판 위를 걷게될 전망이다. 정부와 현대, 채권단이 주초 금융및 자금시장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회유_협박_저항_순응을 되풀이하며 정답을 모색했지만 시장이 얼만큼 이를 신뢰할 지 의문이다.■시장이 말한다
시장관계자들은 현대사태의 불확실성이 깨끗하게 제거될 때까지는 주가는 물론, 환율과 금리 등 3대 가격지표들이 큰 폭의 급등락을 보여주면서 불안감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자금시장은 사실상 마비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한국의 간판기업격인 현대의 자금난은 그동안 공공연하게 떠돌던 일부 중견그룹들의 위기설과 맞물리면서 기업의 돈줄인 채권시장에 한파를 몰고 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언제 어떤 기업이 쓰러질지 모르는 이상 채권을 사겠다고 나서는 세력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대신증권 이영일(李永日)채권팀장은 “내달부터 수조원대의 회사채 만기물량이 속속 돌아오지만 매수세는 점차 고갈되고 있어 금리 상승이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외환시장도 난기류가 감지된다. 현대쇼크에 따른 경제불안으로 환율이 오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외국인투자자들이 원화를 계속 내다팔 경우 또 다시 환율상승 압박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
낙관론도 있다. 현대사태가 기본적으로 신뢰의 위기에서 비롯된 만큼 현대의 강도높은 자구노력과 정부와 채권단의 신속하고 투명한 해법이 나온다면 금융시장은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을수 있다는 낙관론이다.
■차가운 해외 시각
월스트리트 저널은 26일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S&P의 분석을 인용해 “현대그룹의 부도가능성은 없다”고 못박았다. “업계 최고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계열사들이 지난해 모두 플러스의 현금흐름을 창출했고 현대그룹의 자금이 어려울 경우 정부가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하면서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는 게 이같은 분석의 근거다.
하지만 비관론도 만만찮다. 미국계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일부에서는 현대가 한국 최대의 재벌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결코 쉬운 해결방법은 없을 것”이라면서 “올들어 현대계열 주식을 포함, 한국에 대한 주식투자 비중을 3분의 1로 줄였다”고 말했다.
메릴린치도 26일자 기업분석보고서에서 현대상선에 대한 중기 및 장기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는 등 이상징후가 서서히 발견되고 있다.
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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