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국내 기술표준 확정이 임박한 가운데 ‘비동기’(W-CDMA·유럽방식) 진영의 발빠른 움직임이 주목을 끌고 있다. 비동기 진영의 쌍두마차인 에릭슨과 노키아가 한국 IMT-2000 시장을 겨냥해 연합전선 구축에 나섰고, 국내 업체들도 비동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에릭슨-노키아 연합
세계 최대 휴대폰 생산업체인 핀란드의 노키아 관계자는 최근 “노키아와 에릭슨이 본사 차원에서 한국 시장 공동진출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중”이라면서 “내달초 구체적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의 제휴는 퀄컴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이동통신 종주국인 한국에서 CDMA에 기반한 동기식 표준 채택을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는데 대한 대응전략으로, 최대 관심사인 로열티 문제는 물론 기술이전과 국내 통신업체의 유럽시장 진출 지원 등이 핵심 내용에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로열티 문제의 경우 최근 방한한 노키아와 에릭슨 본사 간부일행이 정보통신부를 잇따라 방문해 “비동기 진영의 로열티 총액은 5% 미만이 될 것이며, 협상에 따라 추가로 인하할 수도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이와함께 에릭슨은 기술이전과 현지생산을 위해 국내 장비제조업체들과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중이며 노키아도 곧 기술이전 파트너 물색에 나설 예정이다.
■국내업체 비동기 개발 활발
국내 업체들은 그동안 동기식 개발에 주력, 비동기 분야에서는 유럽 업체들에 비해 크게 뒤져 있다. 이들은 최근 국내에서도 복수표준 채택 가능성이 높아지자 관련 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데이콤은 중견 단말기 제조업체인 텔슨전자와 손잡고, 비동기 장비 개발·생산을 위한 조인트 벤처를 설립키로 했다. 내달 자본금 50억원 규모로 설립될 조인트 벤처는 데이콤이 지난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 384Kbps급 모뎀칩을 기반으로 2Mbps급 상용 모뎀칩과 단말기 개발을 추진하게 된다. 성미전자도 최근 국내 최초로 비동기식 IMT-2000 기지국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성미전자는 31일 관련 업체들을 초청해 시연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채종석(蔡宗錫)IMT-2000 개발본부장은 “현재 국내 업체들이 비동기 시스템 공동개발단을 구성, 연구를 진행중이며 내년 4월께 구체적인 성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 대응 전략
비동기 진영의 공세가 거세지자 고자세를 취해온 퀄컴의 태도도 크게 달라졌다. 퀄컴과 정통부는 최근 협상에서 로열티를 CDMA 기술료보다 낮은 4% 미만으로 한다는 데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내달 중순 퀄컴 본사 사장이 방한, 직접 협상에 나설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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