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이 유럽 지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프랑스 유력일간지 ‘리베라시옹’은 지난 18일자 문학면 머릿기사로 조정권(51) 시인의 시집 ‘산정묘지’를 다뤘다.
조시인이 1991년 김수영문학상과 소월시문학상을 수상한 이 시집은 대산문화재단의 지원으로 프랑스 시르세 출판사에서 이달에 번역된 것. ‘산정묘지’는 넓고 광활한 정신세계에 대한 동경과 문학의 존재 의미에 대한 성찰을 철학적, 종교적인 시적 언어로 담아낸 30편의 연작시.
리베라시옹은 조씨의 시를 “신이 있고 자아에 대한 인식이 가능할 수 있는 저 높은 곳으로의 상승을 향한 지속적 격렬함의 세계”라며 “서구 합리주의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고 호평했다.
또 ‘르 몽드’지도 ‘산정묘지’를 “격하고 내면적이며 정신적인 경향을 나타내는 시”로 평했고 국영 ‘프랑스 엥테르’라디오도 조씨를 소개, 최근 시가 침체한 프랑스 문학계 현실에 비출 때 이례적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스위스의 전통있는 문학지 ‘드레풍크트’는 2000년 봄호를 한국 현대문학 특집호로 발간했다. 김주영씨의 ‘홍어’와 현길언 김원우 서하진씨의 소설, 김광규 송수권 황지우 나희덕씨의 시, 성민엽씨의 평론을 실었다. 스위스는 그간 한국 현대문학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불모지로 ‘드레풍크트’의 소개는 3-7월 취리히에서 열리는 한국고미술전시회를 계기로 한 것이다.
특집을 공동편집한 정혜영 한양대독문과교수는 “한국문학의 소개가 독일어권 전체로 확대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를 계기로 한국작가단이 6월 18-25일 취리히와 바젤 등지에서 낭독회도 개최한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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