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바이올리니스트 차인홍(42)씨가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시 라이트(Wright) 주립대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최근 임명됐다.2세때 소아마비로 두 다리를 쓸 수 없게 된 차교수는 현재 살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동북부 라크라센터에서 8월에 오하이오주로 이주, 9월부터 휠체어를 탄 채 강단과 지휘대에 서게 된다.
지난해 10월 라이트주립대 음대교수 채용시험에 응시한 차씨는 다른 대학 현직 정교수 7명 등 100여명에 가까운 경쟁자와 당당히 겨뤄 5차례의 실기·이론·인터뷰 시험을 모두 통과했다.
행크 달먼 라이트대 교수채용위원장은 장애인이라고 해서 교수임용에 불리한 것도 유리한 점도 없다며 “우리는 능력에 따라 선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차교수는 “최종 후보 3명 가운데 나를 뽑아준 학교측에 감사한다”며 “내가 교수와 지휘자가 된 것을 자랑하기보다는 장애인을 일반인과 동등하게 대우하는 미국 사회의 훌륭한 면을 한국 사회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차씨는 1982년 미국의 세계적인 실내악단 라살 현악 4중주단의 초청으로 본격적인 음악수업을 시작, 1988년 오하이오 주립 신시내티음대를 거쳐 뉴욕 시립 브루클린음대 대학원에서 석사, 1997년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립대에서 지휘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차씨는 1991년 귀국해 5년간 대전 아마빌레 실내악단의 상임지휘자 겸 리더로, 대전시립교향악단 악장으로 재직했다.
부인 조성은(39)씨는 “남편이 장애인이기 때문에 힘든 적은 없었다”면서 “남편이 열심히 노력해서 인정받은 게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두 아들을 두고 있는 차교수는 장애인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휠체어 스포츠에도 아주 능하다.
로스앤젤레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