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소년부(이준보 부장검사)는 26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속칭 ‘미아리 텍사스촌’의 윤락업주 10여명으로부터 계(契)를 조직, 종암경찰서 계(係)별로 매달 상납금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업주들의 예금계좌 입출금 내역을 정밀 추적중이다.검찰에 따르면 업주들은 “업주 10-20여명이 계를 조직, 경찰서 계별로 매달 700만-200만원을 건넸다”며 “윤락업소 250여곳 중 3분의 1이 계모임에 가입했으며 업소별로 매달 수백만원을 갹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단속 무마 등 대가로 윤락업소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서울경찰청 안모(42)경사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안씨는 종암경찰서에 근무하던 1998년 10월부터 김강자(55)서장 부임 뒤인 올 2월까지 윤락업주 남모(45)씨로부터 매월 100만원을 상납받고, 3월 서울경찰청으로 발령난 뒤에도 돈을 받는 등 1,7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안씨에게 750만원을 줬으며 다른 경찰관에게도 떡값 등 명목으로 금품을 제공했다”는 다른 윤락업주의 진술과 ‘99년 12월28일 안씨에게 2,000만원 입금’이라고 적힌 남씨의 영업수첩을 근거로 안씨의 추가 금품수수 여부 및 상납 가능성을 추궁중이다.
안씨는 그러나 검찰조사에서 “남씨에게 수천만원의 목돈을 빌려준 뒤 받은 이자”라며 혐의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남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종암서 소속 경찰관 3명이 상부에 보고도 없이 종적을 감춰 검찰이 소재를 파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뇌물수수 파문과 관련,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조사해 의법처리할 것을 지시했다. 경찰청은 이날 서울경찰청과 종암서에 비리관련자들을 상대로 진상파악에 나설 것을 지시하고 검찰로부터 남씨의 상납장부를 입수하는 대로 집중 감사에 착수키로 했다.
경찰 감찰관계자는 “특별감사반을 구성, 관련자에 대해 한점의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조사해 업주와의 유착 및 뇌물고리를 근절시키겠다”며 “비위사실이 나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징계조치는 물론 형사처벌까지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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