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 국민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비밀경찰 슈타지의 총수를 30년 넘게 지낸 에리히 밀케(사진)가 사망했다. 향년 92세.독일 정부 관계자들은 25일 밀케가 베를린의 한 요양원에서 21일 숨졌다고 밝혔다. 1957년부터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때까지 슈타지 총수를 지낸 그는 통독후 장벽 총격,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를 벗었다.
하지만 그는 1931년에 경찰관 2명을 살해한 사실이 밝혀져 결국 1993년 6년형을 선고 받았으며, 1995년 건강 악화를 이유로 병보석이 허가돼 그동안 요양원에서 생활해왔다.
1907년 12월 베를린에서 바퀴제조공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921년 공산당 청년조직에 가입, 1925년 정식 공산당원이 됐으며, 당 기관지 ‘붉은 깃발’의 기자로 활동했다.
밀케는 1931년 베를린 시위에서 경찰관 2명을 사살한 뒤 모스크바로 망명, 레닌학교에서 공산주의를 공부하다 스페인 내전에 참전하기도 했다.
2차대전이 끝난뒤 귀국한 밀케는 소련의 점령 하에서 경찰의 조직을 도왔으며, 1957년 일명 슈타지로 불리는 국가안전부의 총수에 오른뒤 30년 넘게 권력의 핵심에 있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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