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가 다음 주 발간할 정책보고서 ‘조인트 비전 2020’은 한반도 평화정착 가능성과 중국과의 적대관계 위험성을 미 국방정책 변화의 주요인으로 꼽았다.보고서는 이에 따라 미국이 동북아시아에서 미군 주둔과 주둔군의 위상 문제에 대해 장기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중국이 머지않아 군사대국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 해군과 공군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 군사력의 증강과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와의 군사유대 강화를 역설하고 있다.
이같은 미국의 정책 변화는 아시아에서의 군사적 이해가 커짐에 따라 세계 전략의 중심을 기존의 유럽에서 아시아로 이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음은 보고서의 주요내용.
한반도 한반도에 평화가 이뤄지더라도 미군을 유지해야 한다. 한국은 이미 북한과의 정치·경제·이념적인 경쟁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단지 평화의 조건 문제만이 남게 됐다.
따라서 미국의 주관심은 평화가 안착된 뒤의 한반도이다.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이 1997년 취임 당시 정책입안장교에게 던진 첫 질문은 “한반도에 평화가 온 후 미군은 물러날 것인가라는 가정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였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일본에서 ‘주둔군 지위협정(SOFA)’이 점차 약화되고 있으며, 한 일 당국이 주둔 미군의 형사사건등에 대해 더 많은 재판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미군기지 역시 미국과 당사국에 의해 공동으로 운영되고, 작전권도 당사국이 가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일본 중국은 ‘동등한 경쟁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국방부는 2000년 국방전략계획서를 수립할 때 중국을 ‘미래의 잠재적 적국’으로 규정했다.
중국은 머지 않아 경제적으로 뿐 아니라 정치, 군사적 대국으로 성장, 아시아 지역의 국가들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이 독일을 대응했던 잘못과 대만에 대한 중국의 무력시위를 상기시키며, 중국이 가질 수 있는 군사적 야망에 대해 주목할 것을 경고했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으로 인해 일본 역시 군사대국의 길을 걷을 것이 명확하다.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1930년대처럼 주변국에 적대적인 침략을 못하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기타 미국이 아시아를 국방정책의 중심으로 규정할 때 실질적인 군사력 배치도 이에 따라야 한다. 장거리 폭격기와 공중 급유기 등 공군력은 물론 장거리 전함 등 해군력을 증강해야 하고 레이더를 피할 수 있는 특수전함도 배치돼야 한다.
미군 장성의 80%이상이 유럽에 배치돼있으며 외국언어 습득능력도 유럽지역에 85%이상 집중돼 있으나 인력과 관련 연구를 아시아로 전환해야 한다.
미군은 필리핀에 주둔지역을 만들지 않더라도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에서 작전군사시설을 확충하는 등 군사적 영향력을 증대시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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