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간 합병’이 수면위로 급부상하자 각 은행들이 독자생존 방안을 찾거나 합병시 주도세력이 되겠다는 계산아래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신한은행은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키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순수지주회사인 ‘신한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한 뒤 은행, 보험, 증권, 시스템통합(SI), 자산운용, 캐피털 등을 자회사로 둔다는 계획아래 ‘지주회사연구위원회’를 구성키로 하고 나응찬(羅應燦)부회장을 위원장으로 내정한 상태.
신한은행측은 “금융지주회사 설립은 대형화와 겸업화 추세에 대비한 포석이지만 이와 별도로 은행간 합병도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독자생존 또는 합병주도’로 노선을 정했음을 시사했다.
조흥은행은 최근 서버러스사와 1조5,000억원 규모의 부실여신을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적극 나선데 이어 25일 펀드매니저 등을 상대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했다. 위성복(魏聖復)행장은 이날 “부실여신을 과감히 정리하고 소매금융 분야의 장점을 극대화해 최근 거세지고 있는 2차 구조조정 파고를 적극적으로 헤쳐나가겠다”고 밝혀 ‘독자생존’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한빛은행은 최근 노사협의회를 열고 ‘전직원 우리사주 갖기운동’을 시작했다. 직급별로 500주에서 1만주 이상씩을 매입키로 합의, 전직원이 동참할 경우 정부지분을 제외한 총 유통가능물량의 5% 가량에 해당하는 1,100만주 이상을 매입하게 된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바닥권까지 떨어진 주가를 끌어올림과 동시에 은행의 체질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도 김상훈(金商勳)행장 취임후 지속적인 내부 구조조정 작업을 일단락짓고 본격적인 영업력 강화에 나설 계획. 지난 23일 전국 점포장 592명중 323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한데 이어 조만간 개인성과평가제도 도입 등 신인사제도를 적극 시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공격이 최선의 수비’라는 절박한 인식 아래 각 은행이 공격적으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며 “하지만 일부 은행은 공개적으로 독자생존 원칙만을 고수, 정부와 마찰을 빚을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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