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상 최초의 상금 퀴즈프로그램인 MBC ‘생방송 퀴즈가 좋다’. 한달 전부터 이 프로그램에는 한가지 특이한 진행방식이 도입되었다. 주관식인 6단계(상금 100만원)부터 참가자에게 다음단계 도전과 그 단계에서의 포기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한다. ‘포기’를 선택하면 그 단계만큼의 상금을 받게 되지만, ‘도전’을 택해서 한 문제라도 틀리게 되면 그때까지 상금은 모두 불우이웃돕기에 쓰인다.출연자들의 고민하는 표정, 선택에 따른 결과를 지켜보는 일도 재미가 쏠쏠하다. 도전을 계속하자니 지금까지의 수고가 물거품이 될까 두렵고, 과감하게 그 단계에서 포기하면‘(잃어도 좋은 일에 쓰이는 건데) 너무 자기 욕심만 차리는게 아니냐’는 비난이 두렵다.
그렇다면 과연 출연자들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단연 ‘포기’가 많았다. 진행방식이 바뀐 26회부터 30회까지 2,000만원 수상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4명이 8단계인 천만원에서 ‘포기’를 선택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야말로 출연자 성격 자체가 도전보다는 ‘안전판’을 선호해서일 수도 있고, 의기충천하던 도전정신이 실전의 긴장 앞에서 위축되어서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상금 구조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 상금은 8단계1,000만원, 9단계 1,500, 마지막 10단계 2,000만원이다. 8단계에서 9단계 도전을 선택해서 성공하면 더 얻는 돈이 500만원. 그나마 성금으로 절반을 기부하면 250만원에 불과한데 비해 도전해서 실패할 경우는 1,000만원(상금은500만원)을 날리게 된다. 도전의 실익보다 위험이 두배로 큰 만큼 당연히 그 자리에서 포기하게 된다.
그래서 이번주(28일)부터 다시 진행방식이 바뀐다. 선택 단계를 6단계에서 7단계로 올리고, 힌트까지 준다. 상금체계도 8단계 500만원, 9단계 1,000만원, 마지막 2,000만원으로 상금의 상승폭을 크게 했다. 출연자 수 제한도 팀당 한 명에서 두 명까지로 늘렸다. 최영근 PD는 “더 많은 사람들이 도전에 성공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30회가 방송된 지금까지 상금과 성금을 합해 출연자들에게 지급된 총액은 3억 1,500만원으로 회당 1,000만원 꼴. 지금가지 최고금액 2,000만원을 따낸 수상자는 3명 뿐이다.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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