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전후해 위안(元)화 환율변동폭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자 국제금융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세계 저가품시장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의 위안화가 출렁일 경우 신흥시장국은 물론 선진국 외환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 환율은 1997년말 이후 달러당 8.28위안에 고정돼 왔으나 24일 8.2764위안으로 거래가 마감돼 1994년 단일변동환율제 전환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시장개입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화 환율은 지난해 7월 20일 8.2769까지 떨어진 바 있으나 최근 2년간 8.2770-8.2880 수준을 유지해 왔다.
위안화의 최근 변동은 전일 종가의 상하 0.3%돼 있는 1일 환율변동폭을 상하 3-5% 수준으로 확대하려는 수순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날 인민은행의 불개입은 시장의 반응을 보기 위한 것이며, 변동폭도 차츰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외환당국자는 “막대한 외환보유액(1,586억달러)을 감안하면 환율을 시장의 힘에 맡길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무역 등 대외거래에 한해 거래가 허용된 위안화는 당분간 평가절상(환율하락)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94억달러에 이른 무역수지 흑자가 올들어 4월까지 78억달러를 기록해 여력이 있는데다, 외국인 투자자금 유치를 위해서도 ‘절상’이 유리한 상황이다.
수출증대 등을 위해 평가절하를 시도할 수는 있으나 이는 중국시장 진출을 노리는 미국 및 유럽과의 마찰을 초래하고, 홍콩과의 경제통합도 어렵게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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