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NTR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된 직후인 24일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 나타나 환영성명을 발표하는 빌 클린턴 대통령은 기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다소 상기된 표정의 클린턴대통령은 불과 하루전 아칸소주 대법원이 자신의 변호자자격을 박탈토록 권고한 치욕적인 결정을 까맣게 잊기라도 한듯 “오늘 하원은 미국의 지속적인 번영과 중국의 개혁, 세계 평화를 향해서 역사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목청을 높였다. 마치 “아직은 내가 바지저고리가 아니다”라고 과시하는듯 했다.
이날 표결결과는 미중관계에 미치는 영향못지않게 워싱턴정치분석가들에게 임기말에 처한 클린턴 대통령의 지도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여겨졌던 게 사실.
이미 지난해 포괄적핵실험금지법안(CTBT)의 상원인준부결로 한차례 치욕을 겪은 바 있는 클린턴행정부는 PNTR의 통과를 위해 사력을 다해 전방위로비를 펼쳤다.
만약 법안이 부결됐다면 클린턴의 레임덕은 기정사실이 되는 것이었다. 게다가 리처드 게파트 민주당원내총무등 민주당 대다수가 노동계를 의식, 반대입장을 굽히지 않아 이미 의회통제력에 상처를 입었던 터였다.
클린턴은 법안통과로 극적인 반전효과마저 얻는 정치적 승리를 거둔 셈이다. 이날의 쾌거로 클린턴은 당분간 심기일전, 조기레임덕 현상을 방어할 수 있는 입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앨 고어부통령은 악재에 직면할 전망이다. 이미 고어지지를 선언했던 전국노동총연맹 산업별회의(AFL-CIO)가 PNTR 지지편에 선 고어에 대해 ‘배신자’라며 지지철회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노동계가 주요지지기반인 고어로서는 노조의 반감을 제대로 달래지 못할 경우 앞으로 힘든 선거전을 치러야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