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총재·부총재 경선이 25일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7일 간의 본격적인 열전 레이스에 들어갔다. 특히 이날 오전에 모두 등록을 마친 총재후보들은 전국 각지에서 대의원 간담회를 여는 등 지지확산에 열을 올렸다.○…총재 후보중에서는 이회창 총재가 오전 9시2분께 ‘제1착’으로 등록을 마쳤고, 이어 손학규 당선자, 강삼재 의원, 김덕룡 부총재 등 순으로 서류를 제출했다.
불공정 시비를 의식해 그동안 ‘몸조심’을 해온 이총재는 이날 경기 수원,인천, 강원 춘천 등에서 잇따라 대의원 간담회를 열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이총재는 가는 곳마다 대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사진을 찍는 열성을 보이며 “여당의 독선을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수권정당을 만들어 잃어버린 정권을 되찾아 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부총재는 이날 충청지역에서 간담회를 갖고 “당이 특정인의 독주체제가 되면 국민적 지지기반이 협소해지고 자만에 빠져 또다시 야당이 될 것”이라며 ‘견제론’을 역설했다.
부산지역 공략에 나선 강의원은 “경선후에도 대선에서 정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당의 화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애당심을 과시했다. 손당선자도 기자회견을 갖고 “반DJP정서에만 의존해 대권에 도전하고 있는 이총재는 DJ가 사라지면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오후 인천 로얄호텔에서 열린 이총재의 경기지역 대의원 간담회에서는 이총재와 손당선자의 ‘어색한 만남’이 이뤄졌다.
당초 이날 경기지역 대의원들을 접촉할 예정이었던 손당선자가 이총재측 간담회에 대의원들이 모두 몰려가자 발끈한 나머지 행사장으로 쫓아간 것. 손당선자는 “권역별 대의원간담회를 불허해놓고 권역별 간담회를 하고 있다”고 몰아붙였고, 이총재는 “선관위에 다시 문의해보겠다”고만 대답한 뒤 자리를 빠져나갔다.
○…이날 후보등록을 한 부총재 후보는 14명의 예정자 가운데 박근혜 부총재 등 모두 9명. 각 후보들은 이날 대의원들을 상대로 배포하는 홍보물에서 ‘정책전문가’‘차세대 리더’ 등 저마다 다른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집중적인 공략에 나섰다.
박부총재는 홍보물 뒷면에 부친인 박정희 전대통령의 사진과 휘호를 게재하는 등 전통적으로 보수색채가 강한 한나라당 대의원들의 정서를 파고들었고, 이상득 의원은 두차례나 정책위의장을 지낸 경력을 들어 ‘정책전문 부총재’를 강조했다. 이부영 총무는 당내 개혁세력의 대표주자를 은근히 내세웠고, 하순봉 전총장은 어려운 고비마다 이총재를 지켜왔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이총재 직계임을 강조했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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