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金鍾泌)자민련 명예총재의 ‘제주 구상’의 화두는 ‘실사구시(實事求是)’였다.JP는 25일 제주도 휴가를 마치고 귀경, 서울 서초동 외교센터에서 열린 자민련 16대 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우리가 택할 길을 한마디로 말하면 실사구시”라고 말했다.
그는 “공리공론과 관념에 빠지지 말고 실질적으로 이것이다 하는 걸 택하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의석이 17석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명분 보다는 실리를 택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담담한 목소리로 인사말을 하면서 ‘나라에 도움’‘국정에 책임’ ‘총리 국정수행에 도움’등의 표현을 수차례 쓰면서 사실상 민주당과의 공조 복원을 선언했다.
사흘전 이한동(李漢東)총재가 총리로 지명됐을 때 “총리 지명과 공조는 별개”라고 말하던 때와는 사뭇 달라진 태도이다. JP는 서두에 “당이 선거에서 대패해 처지가 이렇게 됐다”고 말한 뒤 곧바로 ‘실사구시론’을 전개했다. ‘실사구시’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즐겨 쓰는 말이다.
김명예총재는 “국정책임은 정치인에게 있지 논설이나 시민연대에 있는 것이 아니다”며 “의석이 17석에 불과하지만 국정에 가장 기여할 수 있는 일들을 선택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당의 지도체제에 대해선 “어느 기간까지 (이한동) 총리가 총재를 그대로 맡아 현체제로 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여러분들의 의견을 규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예총재는 이날 만찬에서 밝은 표정으로 이한동 총리서리와 담소를 나눠 공조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 토론에서 정우택(鄭宇澤)정책위의장과 정진석(鄭鎭碩)당선자 등은 JP가 총재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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