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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옥상, '자연생태공원'으로

입력
2000.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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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옥상이 바뀌고 있다. 삭막한 콘크리트 바닥에 울창한 소나무숲이 들어서고, 텃밭이 마련돼 배추 상추 고추가 자란다. 최근에는 민물고기와 개구리가 서식하고 까치와 벌이 날아드는 자연생태공원이 등장했다.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경동에너지㈜ 사옥 12층 옥상에 이달 초 문을 연 ‘하늘동산21’은 옥상 518㎡에 습지, 야생화초지, 관목덤불숲이 자연상태 그대로 꾸며졌다. 앵초 담쟁이 범부채 은방울꽃 석창포 등 80여종의 식물이 자라고 인공습지에는 피라미 붕어 개구리 소금쟁이가 노닌다. 요즘 이곳에는 자연생태를 관찰하려는 초등학생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매연과 도심의 혼잡함에 지친 대구 시민들은 종종 대백프라자 옥상에 올라간다. 아름드리 소나무 아래에 앉아 잠시 자연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벤치와 놀이시설도 구비돼 백화점 고객들의 휴식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 부천시 원미동사무소 3층 옥상도 관목과 활엽수를 심어 아담한 공원으로 만들어졌다. 보행로에는 널빤지와 자갈을 깔아 콘크리트 바닥을 밟지않아도 된다. 인근 상일동사무소 옥상은 아예 텃밭으로 꾸며 배추를 심고 있다.

고양시 일산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3층 옥상은 연구원건물답게 옥상을 다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잔디와 화초를 심은 옥상공원으로 생활하수를 끌어올려 정화한 뒤 재활용하고 있다. 토양의 자정능력을 활용하고 녹색공간도 확보하는 일석이조인 셈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강재식(姜在植)선임연구원은 “옥상 녹화사업은 관리가 어려운 점이 단점이지만 건축물에 녹지공간을 확보하고 냉·난방비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정정화기자

jeong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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