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마테우스에게 나의 땀을 선물하고 싶다.’20세기의 걸출한 축구스타 로더 마테우스(독일)와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39세 동갑내기인 이들의 우정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코카인중독 치료차 지난 1월부터 쿠바에 머물러온 마라도나는 독일로 향했다.27일 뮌헨에서 열리는 마테우스를 위한 기념경기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코카인중독 후유증으로 심장병과 체중과다에 시달리고 있어 주위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친구의 경기를 빛내고 싶다”는 마라도나의 의욕을 아무도 꺾지 못했다. “90분을 뛰기는 어렵겠지만 반 정도는 소화하겠다”는 게 마라도나의 출사표.
마라도나와 마테우스는 80-90년대 세계 축구무대를 풍미한 라이벌. 그렇지만 20여년간 진한 우정도 함께 나눠왔다. 마테우스가 3월 미국 프로축구리그에 진출하자 마라도나는 만사를 제쳐놓고 미국을 방문하려고 애썼다.
비록 비자가 나오지 않아 포기했지만 둘의 우정을 보여주는 일화이다. 마라도나는 “친구를 위한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다”며 한달 전부터 몸을 만들어왔다. 25일 파리에서 열리는 챔피언스리그결승전도 관전한다.
이번 기념경기는 독일축구의 영웅 마테우스를 위해 독일축구협회가 마련했다. 마테우스가 직접 뽑은 올스타팀과 독일대표팀이 대결하며 요한 클린스만, 루디 러, 스테판 루터, 안드레아 브렘 등도 출전한다.
마라도나의 출전소식이 전해지면서 남미 방송국들도 앞다투어 경기를 중계할 예정이다. 벌써 마라도나는 친구에게 선물을 안긴 셈이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