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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안일 경제정책 이해찬, 이헌재 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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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안일 경제정책 이해찬, 이헌재 때리기

입력
2000.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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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마치 ‘야당처럼’ 정부를 닥달했다. 민주당 이해찬(李海瓚)정책위의장은 24일 오전 재경당정회의에서 이헌재(李憲宰)재경장관에게 독설에 가까운 힐난을 퍼부었다. 최근 금융시장의 동요와 관련, 재경부측의 무사안일한 대응을 강도 높게 질책한 것이다.이의장은 “금융시장 불안의 가장 큰 이유는 재경부 정책이 신뢰를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 포문을 연 뒤, “불신에는 상당한 근거가 있으며 나 자신조차 (재경부 정책을) 믿지 않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의장은 작심한 듯, “여러분들은 이미 실패한 관료들”이라 쏘아붙이고 “그런데도 다른 부처나 여당, 국민을 대하는 태도가 여전히 관료주의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의장은 “당정회의 자료를 하루전인 어제 저녁에야 팩스로 보내 한번 읽어 볼 여유조차 주지 않았다”며 불쾌한 심경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장관의 최근 발언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이의장은 “할 얘기와 안할 얘기가 따로 있지 아무데서 아무 얘기나 해서는 안된다”며 22일 이장관과 출입기자들간의 간담회이후 시중은행 합병설이 언론에 보도된 것을 상기시켰다.

이의장은 “재경부와 금감위의 얘기가 다 다른데 누구말을 믿어야 하느냐”며 “누구도 책임지거나 욕먹을 생각을 하지 않는 태도때문에 시장만 불안하다”고 질타했다.

이장관이 국회동의를 필요로 하는 공적자금을 추가조성하지 않겠다고 단언한데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이의장은 “이미 조성된 공적자금으로 끝낸다고 하는데 시장은 믿지 않는다”며 “그렇게 단언했다가 훨씬 많은 부실채권이 드러나면 어떻게 할거냐”고 추궁했다. 당과의 협의없이 이장관이 일방적으로 발표, 공적자금 추가조성 여부를 놓고 당정간 혼선이 있는 것처럼 비친 데 대한 불만표시다.

이의장의 질책을 묵묵히 듣고있던 이장관은 “죄송하다”고만 했다. 그러나 이의장이 당 회의 참석을 이유로 회의장을 떠난 뒤 “은행합병은 내가 공식적으로 시인한 바가 없고 최근의 경제위기설은 지난 총선 당시 국가채무공방을 거치면서 지나치게 확대된 측면이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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