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새벽까지 자민련 주변에선 “총리 추천 문제에서도 안개화법을 쓰는 JP의 본심이 뭐냐’란 질문이 쏟아졌다. 제주에서 휴가중인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이날 아침 강창희(姜昌熙)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자민련 이한동(李漢東)총재의 총리 지명에 대해 “묵시적으로 동의를 표시했다”며 열길 물 속보다 더 깊은 속내를 드러냈다. JP는 불과 사흘전 강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다른 얘기를 했다. 강총장은 19일 JP를 면담한 직후 “총리를 추천할 입장에 있지도 않고, 추천할 생각도 없다는 게 JP 생각”이라고 전했다.JP는 20일 한광옥(韓光玉)청와대비서실장과 만난 자리에서 총리 추천의 뜻을 전해 놓고도 21일 기자들과 만나서는 “명예자 붙은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며 ‘노 코멘트’로 일관했다. 21일 저녁까지도 JP는 진의를 드러내지 않아 자민련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밤늦게까지 논란이 계속됐다.
이밖에 또 한 장면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한동 총리지명자는 22일 자민련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과 자민련이 숙명적으로 공조관계로 갈 수 밖에 없다”고 공조 복원을 사실상 선언했다. 반면 김명예총재는 22일 제주에서 “누가 (민주당과) 공조를 한다고 했느냐”며 총리 수락과 공조 복원은 별개라는 입장을 보였다. JP와 이한동총재는 지난 2월24일 공동 기자회견에서는“민주당과의 공조는 더 이상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특히 JP와 자민련의 말을 풀이하는데 ‘주의’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기 일쑤다. 우리의‘정치 상황’이 워낙 가변적인 점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쉽고 투명한 정치가 그립다.
김광덕 정치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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