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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 우리애들은 사슴벌레를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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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 우리애들은 사슴벌레를 알까?

입력
2000.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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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386세대라면 어렸을 적 숲 속 오래된 나무 밑둥을 파 한 번쯤은 잡아봤을 사슴벌레. 윤기나는 검은 색 등과 날카로운 두 개의 커다란 이빨(실은 턱의 변형)이 지금도 눈에 선한 그리운 곤충이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이 사슴벌레를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을까?‘그 많던 사슴벌레는 다 어디로 갔을까?’는 바로 이 사슴벌레를 주인공으로 한 일종의 동화이다. 주인공 사슴이는 사람들이 쓴 ‘손자병법’을 배우면 장수풍뎅이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말을 듣는다.

고생 끝에 돌이에게 손자병법을 배워 숲으로 돌아온 사슴이. 손자병법의 전술을 이용해 장수풍뎅이를 물리치지만 결국 자신들의 진짜 적은 숲을 없애려는 사람들임을 깨닫는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같은 동화는 아이들로 하여금 곤충의 삶과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기 위한 정교한 장치에 불과하다. 곳곳에 배어있는 신기한 곤충의 세계가 눈부시다.

장수풍뎅이는 자기 몸의 25배나 되는 물건을 끌 수 있고, 벼룩은 자기 몸의 300배 높이까지 뛸 수 있다는. 또한 1년에 곤충이 훔쳐먹는 곡식의 양이 쌀은 3억 4,000만 톤, 옥수수는 2억 톤이나 되고, 꿀벌은 꿀 1㎏을 만들기 위해 560만 송이의 꽃을 찾아다녀야 한다는 사실까지.

동화의 주요 ‘등장 곤충’인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에 대한 설명은 웬만한 백과사전 못지 않다. 사슴벌레는 턱이 사슴의 뿔처럼 생겨 사슴벌레라는 이름이 붙었고, 장수풍뎅이는 딱딱한 몸과 뿔이 옛날 장수의 투구를 닮아 장숭풍뎅이로 불린다. 꼬마넓적사슴벌레, 왕사슴벌레, 홍다리사슴벌레, 미운사슴벌레 등 우리나라에 사는 사슴벌레 16종의 그림도 실려 있다.

환경 보호의 소중함도 녹아 있다. 큰 가로수 한 그루는 어른 네 명이 하루종일 숨 쉴 수 있는 산소를 만들어 주고, 장수풍뎅이의 애벌레는 땅 속을 헤집고 다니며 똥을 눠 좋은 거름이 된다는 내용이다. 돌이가 사슴이에게 말을 걸었듯이, 우리의 아이들도 우리 주변의 조그만 곤충들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말을 걸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것 하나. 동화 속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는 왜 그토록 싸웠을까? 바로 나무에서 흘러나오는 진을 차지하기 위해서다. 나무에 상처가 생기면 그 곳에서 당분이 섞인 물이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진.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바로 이 나무진인 것이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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