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첨단 다국적기업들이 러브바이러스의 진원지인 필리핀의 소프트웨어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필리핀의 컴퓨터 관련 대학 졸업생과 재학생 20여명이 바이러스 제작·유포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돼 뉴스를 탔다. 또 트렌드 마이크로(Trend Micro) 마닐라 사무소의 리처드 청 등 2명이 처음으로 러브바이러스에 대한 경고와 퇴치방법을 알려 기술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필리핀은 러브바이러스로 컴퓨터 범죄의 온상, 바이러스 제작·유포의 새 근거지 등 오명을 얻었지만, 첨단 소프트웨어 기술 보유국으로도 재조명된 것이다.
특히 유럽과 미국의 첨단기술기업은 필리핀의 컴퓨터 기술인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메리카 온라인(AOL), 모토로라 등이 생산공장과 기술개발의 일부분을 필리핀으로 이전할 계획을 추진중이다. 트렌드 마이크로는 올 10월께 필리핀에다 자사의 ‘글로벌 콜 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필리핀은 현재 1인당 GNP가 1,000달러선이고 인터넷 이용자도 전인구의 1%에 불과하지만 이미 첨단기업의 주목을 받아왔다.
인텔, NEC, 에이서(Acer) 등이 이곳에 생산라인을 갖고 있다. 게다가 새로운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으로 세계를 하나의 망으로 묶는 것이 가능해짐에 따라 더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소프트웨어개발, 회계, 데이터처리 부분을 필리핀으로 이전하고 있다.
첨단기업들이 필리핀 인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임금이 싼데다 영어구사력과 기술력이 결합된 인력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필리핀에는 현재 20만명 이상이 컴퓨터 관련 대학에 다니고 있고 매년 3,200명의 컴퓨터기술자가 미국에 취업하고 있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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