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朝日)신문이 발행하는 주간 아에라(AERA)가 소프트뱅크 손 마사요시(孫正義)사장의 ‘연금술’을 비판하는 연재를 시작했다.22일 발매된 아에라 최신호가 시작한 ‘허왕(虛王) 손 마사요시’라는 연재물은 재일동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달랐던 아사히 계열 매체가 소프트뱅크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특히 눈길을 끈다. 히카리(光)통신의 거품 붕괴로 정보통신 벤처기업을 보는 눈길이 싸늘해 진 가운데 그 대표인 소프트뱅크에 대한 일본 언론의 총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아에라는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 시리즈라는 실물을 가진 ‘실업(實業)’에 바탕하고 있는 반면 소프트뱅크는 주식의 평가익이라는 ‘허수(虛數)’를 영업기반으로 한 ‘허업(虛業)’을 운영하고 있으며, 손사장은 이런 의미에서 미국에도 예가 없는 ‘허업의 왕’이라고 비꼬았다.
아에라는 재일동포로서 스스로 ‘무국적자’임을 내세우고 있는 그가 국경을 초월한 ‘사이버 세계’를 무대로 삼은 것은 거의 필연이라며 그의 상술은 미국식도, ‘일본 변혁’을 외치던 메이지(明治)혁명 당시의 일본식도 아닌 유대인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주식의 평가익으로 현대자본주의의 정상에 올라 빌 게이츠를 능가한 것처럼 보였던 그의 ‘연금술’은 인터넷 거품의 붕괴로 흔들리고 있고 ‘300년대계의 인터넷왕국’이 위태롭다고 진단했다.
아에라는 그 근거로 순수지주회사인 소프트뱅크가 주가 상승 국면에서는 계열사의 주가 상승→ 본사 주가 상승→ 상승분의 재투자→ 새 계열사의 주가 상승이라는 선순환이 가능했지만 일단 주가가 하락할 경우 악순환이 빚어져 한꺼번에 거품이 붕괴하는 취약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 디지털 벤처 세계에도 ‘기술없는 열광’의 시대가 가고 ‘허업’이 아닌 ‘실업’에 근거한 대기업이 전자상거래와 전자금융 등의 형태로 속속 참가하고 있다면서 곧 인터넷공간에서도 대기업 중심의 일본적 질서가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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