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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석연찮은 변신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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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석연찮은 변신기도

입력
2000.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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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의 6남인 무소속 정몽준의원이 민주당에 입당하리라 한다. 그는 정치권 진출 이전부터 현대중공업의 실질적 오너겸 최고 경영자였다. 그가 무소속을 고집하지 않을 수 없었던 저간의 사정은 분명했다. 제도권 정당 한 곳에 몸담게 되면 제기될 수 있는 정경유착 시비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무소속 고수는 양해가 됐다. 그런 그가 뜬금 없이 집권당 입당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의혹의 시선을 보내는 것은 당연하다.■그가 회장으로 있는 축구협회에 대한 세무조사설이 나돌고, 현대그룹 사정이 좋지 않다는 소문이 있은 뒤끝이라 더욱 그렇다. 소문대로라면 그의 정당선택은 기업과 축구협회 문제를 봉합하려는 ‘투항’으로 보인다. 대권을 거머쥐기 위해 ‘호랑이 굴로 들어간다’고 했던 3당합당식의 ‘도박’도 물론 아니다. 월드컵 유치와 국제축구연맹(FIFA)부회장으로 차세대 주자 이미지를 쌓아온 터이고 보면 그의 민주당입당은 이유나 명분이 더 뚜렷해야 한다.

■최근 그는 ‘무소속으로 있기 보다는 정당 선택을 신중히 고려중’이란 말로 민주당 입당을 기정 사실화했다. 그러나 ‘무소속을 버리는’ 데 대한 납득할 만한 해명은 아직 없다. 그래서 그의 정당행에 대한 의혹은 증폭된다. 만약 사사로운 일로 입지를 바꾼 것이라면 대권주자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그의 이미지는 훼절(毁折)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의 무소속 역정은 길다. 88년 13대국회로 정계에 데뷔한 것도 무소속이었다. 정치판의 지각변동이라 할 91년 3당합당 때 민자당의 흡인력으로 일시 당적을 가진 적이 있다. 또 92년 부친 정주영씨가 창당한 국민당 소속으로 재선된 바도 있다. 하지만 정씨의 정계은퇴 때 탈당, 무소속으로 돌아왔다. 96년 15대에 이어 지난 4 ·13대총선서도 역시 무소속으로 당선, 4선의원이 됐다. 그런 그가 그럴만한 명분없이 집권당을 택한다면 본인은 물론 민주당에도 별로 이로울 게 없을 듯싶다.

/노진환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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