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무식하다…느낀대로 노래한다"DJ DOC의 노래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발’ ‘○까라’ 등의 거친 상말은 물론 ‘포조리’의 가사 전체는 경찰을 우롱하고, ‘L.I.E’는 (사이비)기자, PD, 청소년보호위원회 등을 비난하고 있다.
막상 그들은 “그럴 줄 알았다”며 차분한 반응이다. 물론 “생각나는대로 아무렇게나 지껄이는 게 노래냐”는 격앙부터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여유까지 대중의 반응은 다양하다.
_무엇이 문제인가.
“특별히 뭔가를 잘못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경찰에서 과민 반응하는 것 같다. 힘없는 사람의 서러움을 느꼈다. 공권력으로 누르는 그런 것.”
_청소년 보호위에서 18세 이하 청소년에 대한 음반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 외에 이렇다할 압력이 없는 것 아닌가. 경찰청에서도 공식적인 대응은 안하겠다고 밝혔는데.
“말로는 그래도 이런 저런 압력이 많다. 방송사에서도 음반 전체를 ‘불가’판정을 내리려 하는 것 같다. 그렇지 않은(욕설이 들어가지 않은) 노래가 훨씬 많은데….”
_논란을 일으켜 음반을 팔아 보려는 장삿속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우린 가방끈이 짧다. 단순, 무식하다. 그냥 하고 싶은 말을 했을 뿐이다. 지난 2년간 음반사와의 갈등으로 빚도 많이 지고, 정말 어려웠다. 처음부터 ‘18세 이하 청취불가’라는 딱지를 음반에 붙였다. 예상했기 때문이다. 우리 인생에 대해 그냥 하고 싶은 말을 했을 뿐이다.”
_경찰이나 기자들에게 그렇게 많이 당했나.
“경찰서에 한 번 가봐라. 경찰들은 “내가 너를 못집어 넣으면 옷을 벗겠다”며 이런 저런 상황을 만들어 간다.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진실보다 자기 생각을 우기는 데 매달린다.”
_그러나 좀 우회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지 않았나.
“랩은 감정과 메시지를 가장 확실하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말한대로 우린 단순하고 무식하다.”
_당신들의 노래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기사만 보고도 그냥 ‘판매금지’에 동조할 수밖에 없다. 그들을 어떻게 설득하겠나.
“옛날엔 나팔바지에 장발을 단속했었다. 우리는 이렇게 노래로 표현하는 것 뿐이다. 그냥 우리는 우리대로 놔두고, 그 분들은 우리 노래를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무 튀어버렸나?
이하늘, 정재용, 김창렬. 데뷔 이래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여기에 ‘DOC와 춤을’ 같은 노래방 히트곡은 30대 ‘아저씨’들도 잘 부르는 곡이다. 힙합그룹이라도 뽕짝 분위기가 물씬한 댄스곡이 있어야 오래 ‘연명’하는 게 우리 가요계의 관행이다.
그러나 이제 그런 식으로 그들은 더 이상 존재하기 어려워졌다. 너무 ‘튀어’버렸다. 몇년 전 강기영(달파란)이 TV카메라에 침을 뱉었을 때, 그는 ‘언더’라 이해됐다. 이들은 상업적인, 지극히 상업적인 가수들이다.
물론 헤어진 여자친구를 그리는 절절한 심정을 담은 ‘비.愛’, 방송용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Run To You’ 등의 노래를 들으면 음반은 전반적으로 수준이 한단계 ‘레벨 업’한 것 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DOC’는 무슨 뜻? ‘Dream Of Children’이다. 아이들의 꿈.
그러나 그들 음반은 청소년에겐 팔릴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이것을 꿈으로 치면 일종의 악몽이다. ‘악몽’이길 자처한 그들의 잘못인가, 그들에게 ‘악몽’을 꾸게 만든 (일부) 사회의 잘못인가.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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