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내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지역 사이에 묘한 알력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16대 총선 비례대표 선정과정에서 TK에 비해 상대적으로 홀대를 당한 PK지역 의원·당선자들이 총재·부총재 및 국회의장·부의장 후보 경선, 상임위원장 등 국회직 선출, 당직 개편을 앞두고 지분확대를 시도하면서 이들 지역간에 기세전 기미가 포착되고 있다.경남 도의원 40명의 강삼재(姜三載) 총재경선 후보 집단지지 성명 파동도 그 속내를 뜯어보면 TK 대접에 상응하는 PK 배려가 핵심 요구사항. 경남 도의원들과 경북 도의원들은 총선 때 각기 연대서명 형태로 비례대표 할당을 당 지도부에 요청했는데, 결과적으로 경북 도의원들의 주장만 수용됐다.
더군다나 TK는 박세환(朴世煥) 박창달(朴昌達) 임진출(林鎭出) 이원형(李源炯 손희정(孫希姃)당선자 등 모두 5명이 비례대표로 진출한 반면, PK는 이상희(李祥羲)의원 한명만 비례대표에 포함됐다.
부산지역의 한 의원은 “TK와 PK가 직접 부딪히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PK가 선거압승에 상응하는 권리주장을 하다보니 TK와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밖에 없다”며 “이들 지역간의 뿌리깊은 경쟁심리도 한몫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남지역의 한 당선자는 “TK는 사실상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직할체제에 들어가 있지만 PK는 그렇지 않다”면서 “PK 지역에서 유독 각종 경선후보가 난립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짚었다.
이에비해 TK쪽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 대구의 한 의원은 “PK로선 다소 섭섭한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갈등이네 뭐네 할 일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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