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작가 유미리(32)의 소설 ‘남자’(문학사상사 발행)가 번역됐다. 올해 4월 발표한 작품으로 그 적나라한 내용으로 인해, 두 달 전 미혼모로 아들을 출산했던 유미리를 다시 커다란 화제가 되게 했던 소설이다.유미리 자신이 1인칭 화자가 돼 풀어가는 이 소설은 눈, 손톱, 엉덩이 등 남자의 신체부위 17가지와 목소리 등 18개의 소제목 아래 구성돼있다.
유미리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겪은 남자들에 대한 기억을 모두 되살리고, 구체적 성애의 표현을 소설적 허구로 제시하며 흥미로운 성에 관한 보고서를 썼다.
내용으로 보면 한국에서는 포르노로 제재를 당할 법하지만 “성은 문학의 영토에 남아있는 마지막 황무지”라는 게 유미리의 창작 의도. 작품형식은 요리로 인간의 관능을 다루었던 무라카미 류의 ‘달콤한 악마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를 떠올리게 한다. 그 상상력과 새로운 소설적 실험의 노력이 돋보인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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