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그룹 워크아웃신청 배경과 전망새한그룹이 19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함으로써 삼성 분가 5년여만에 기로에 섰다. 무리한 사업확장과 이에 따른 부채증가가 주된 원인. 여기에 16일 발표된 새한의 자체 구조조정안이 실낱같은 시장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분석이다. 새한은 이에 따라 앞으로 채권단의 손에 운명을 맡기게 됐으며 그룹 해체는 거스를 수 없는 급류를 타게 됐다.
■오너의 욕심이 부른 禍 = 새한은 자금난으로 위기에 봉착해서도 실질적 오너인 이재관부회장 체제를 고수하려 했다. 지난 16일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강력하고 자발적인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당초 알려졌던 것과 달리 오너의 사재출연이나 명확한 소유·경영 분리 플랜이 제시되지 않았다.
특히 이영자 회장과 이부회장이 이사회 멤버로 남겠다는 발상은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경영일선에 복귀할 수있는 교두보를 남겨두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졌다. 결국 종금사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불신의 골이 더욱 깊어졌고 17일 한 종금사의 100억원짜리 기업어음을 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만한 2세 경영 = 새한의 부실은 그룹출범과 함께 2세경영인인 이부회장의 과도한 설비투자와 관계사및 해외 현지법인 출자 등 무리한 사업확장에서 싹텄다. 지난해 말 현재 새한은 자산 2조1,000억원에 총 부채는 2조3,900억원. 이 가운데 연내 갚아야 할 단기부채가 금융권부채의 절반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어떻게 되나 새한에 대한 워크아웃방안을 채권단이 흔쾌히 동의할 지는 의문이다. 1·2금융권은 물론, 일반법인과 개인채권자가 많고 이미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을 보유한 제2금융권의 상환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구조조정 발표가 새한과 이부회장의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는데 결과적으로 실기(失機)를 한 셈”이라며 경영진의 대폭 물갈이를 예측했다.
새한그룹은 ㈜새한 등 12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순위 27위(지난해 기준)로 제일제당, 신세계, 보광 등과 함께 삼성그룹의 사실상 위성그룹. 창업주인 이창희(작고)회장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작고)회장의 차남으로 현재 그룹 부회장인 이재관씨는 이창희전회장과 이영자 )현회장의 장남이다.
새한그룹은 지난해 1조2,900억원 매출에 554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주력사인 ㈜새한은 지난 1분기에 140억원대의 적자를 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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