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원불가근(不可遠不可近)의 관계라는 기업체 홍보맨과 출입기자는 서로 상대방에 대해 어떤 인식을 하고 있을까. 설문조사결과 홍보맨은 출입기자를 ‘짝사랑’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홍보맨은 기자와의 술자리나 식사 등 비공식적 관계를 통한 기사화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만 기자는 비공식관계로 인해 기사화 및 기사내용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전경련 부설 한국경제연구원과 자유기업센터에서 홍보실장을 맡았던 신재화(32 ·사진)씨는 최근 서강대 언론대학원에 제출한 석사학위논문(‘PR실무자와 기자의 비공식관계에 대한 상호인식’)에서 홍보맨과 기자간에 비공식접촉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신씨는 주요기업체 홍보맨과 정부기관 공보관 등 150명, 주요 신문 및 방송기자 150명 등 총300명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결과 기자들은 홍보맨들이 인식하고 있는 만큼 비공식접촉을 통해 기사화하는 정도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비공식 관계란 홍보맨과 기자간 비공식 전화 및 대면접촉, 식사 술 선물 금전제공, 지연 및 혈연 학맥을 통한 접근, 광고제공, 언론사 경영진을 통한 압력, 취재 관련 견학이나 해외시찰 등이다.
신씨는 “홍보맨과 기자의 비공식관계가 언론보도에 미치는 영향은 홍보맨이 기대하는 것만큼 효과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기자가 윤리적 문제가 수반되는 비공식관계를 꺼리는 것은 홍보맨의 정보왜곡 가능성을 경계하고 ‘게이트키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중시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신씨는 따라서 “홍보맨이 기자와의 인식 불균형을 해소하려면 스스로의 생각을 기자의 생각에 일치시키거나 기자의 생각을 자신에게 맞게 설득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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