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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유럽을 정복하다

입력
2000.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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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타사라이, 英 아스날에 승부차기승터키가 마침내 유럽 최고 클럽대회중 하나인 UEFA(유럽축구연맹)컵을 품에 안았다. 터키의 갈라타사라이는 18일 덴마크 코펜하겐 파켄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아스날과의 UEFA컵 결승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끝에 득점없이 비긴뒤 승부차기에서 4-1로 승리했다.

1958년 첫 대회가 치러진 이래 터키팀의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창단 100년의 역사에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던 갈라타사라이는 터키 건국이래 최대의 경사를 안겼다. 최우수선수(MVP)에는 갈라타사라이의 브라질출신 골키퍼 타파렐이 선정됐다.

광적인 응원을 펼치던 양국 응원단 각 1만2,000명 등 모두 3만9,000명의 숨을 죽이게 만든 승부차기. 1-0으로 갈라타사라이가 리드한 상황에서 아스날의 첫 키커로 나선 다보르 수케르의 킥이 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왔다. 함성과 탄성이 교차했다.

다시 3-1에서 아스날의 네번째 키커 패트릭 비에이라의 킥이 이번에는 크로스바를 넘어가 기나긴 승부를 너무 쉽게 내주고 말았다.

갈라타사라이는 전반 종료직전 에르뎀 아리프가 날린 땅볼슛과 후반 3분 수쿠르의 정면슛이 각각 왼쪽 골포스트를 맞히는 등 경기내용서도 우세했다. 연장 3분 게임메이커 게오르게 하지마저 퇴장당해 불운을 겪는 듯 했으나 골키퍼 타파렐의 선방으로 국가적인 경사를 맞았다.

●터키

갈라타사라이의 우승소식이 전해지자 터키는 광란의 도가니로 변했다. 이스탄불을 비롯, 도시마다 수십만명이 길거리로 몰려나와 총과 폭죽을 쏘고 축하전화를 하는 통에 교통, 전화망이 마비됐다.

이 과정서 어린이 포함, 9명이 유탄에 맞아 부상했고 3명은 치명상을 입었다. 터키는 칼라타사라이가 우승할 경우 800만달러(약 88억원)의 포상금을 약속했고 체육장관은 직접 경기를 관전했다.

●잉글랜드

잉글랜드의 아스날은 올해 리그컵, FA컵에서 승부차기로 패한데 이어 이날도 승부차기로 패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잉글랜드는 믿었던 아스날의 패배로 올해 2개의 클럽컵에서 모두 탈락한데다 잦은 충돌로 ‘훌리건의 나라’라는 오명까지 뒤집어 써 최악의 한해를 보내게 됐다.

●훌리건 난동

지난달 갈라타사라이-리즈간 준결승서 리즈팬 2명이 사망한데 대해 잉글랜드의 훌리건들이 보복할 것이라는 소문으로 야기된 팽팽한 긴장이 이날 밤 끝내 폭발했다.

양팀 팬들은 코펜하겐 시청 근처서 쇠파이프와 돌 등을 동원, 2시간여 난투극을 벌여 최소한 10명이 부상하고 100여명이 연행됐다. 부상자중 잉글랜드팬 폴 디닌(41) 등 3명은 칼에 찔렸고 난동은 폭동진압경찰이 최루탄을 발사, 겨우 진압됐다.

이범구기자

lbk121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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