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프랑스가 ‘하나의 유럽’을 건설하기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19일 파리 근교 랑부예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독일과 프랑스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느슨한 형태의 연합인 유럽연합(EU)을 보다 완성된 형태의 통합국가인 유럽연방공화국으로 발전시키자고 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유럽의 정치통합국가 건설을 위한 독일과 프랑스의 의중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천명됐다.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과은 12일 베를린 홈볼트 대학에서 행한 연설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했으나 유로권 11개국의 정치적 통합추진, 강력한 단일 중앙정부의 통치권 행사 등을 골자로 한 유럽연방제 방안을 피력한 바 있다. 피셔 장관의 전격적인 유럽연방제 제안은 독일과 프랑스간의 물밑논의후 나온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이번 랑부예 정상회담에서는 피셔의 제안보다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EU 제도개혁위원회는 피셔의 제안이 나온지 사흘뒤 EU 통합을 진척하기 위해 4개조약, 38개 의정서, 700개 조항 등 복잡한 조약들을 단순명료화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제출하며 정치통합을 위한 제도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미 2005년까지 느슨한 형태의 연합에서 탈피, 연방국가로 가기위한 법제도적 정비를 마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프랑스는 하나의 유럽 논의를 공론화하기 위해 차기 EU 의장국을 맡을 예정이다. 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총리는 9일 “프랑스는 결정적으로 중요한 기간동안 EU 의장국을 맡을 것”이며 “가까운 미래 역사는 분리된 유럽의 종식을 부르고 있다”고 의회연설에서 밝힌 바 있다. EU 의장국은 6개월마다 순환하는데 이번 임기는 7월에 시작한다.
독일과 프랑스는 유럽통합과 관련한 외교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통합된 유럽만이 미국, 일본, 중국 등과 효율적으로 경쟁할 수 있으며 , 정치 경제 군사 모든 측면에서 보다 효율적인 정책수행을 위해 보다 경제통합을 넘어 정치통합까지 나가야 한다는게 독일과 프랑스의 공통된 인식이다. 유럽경제통합을 주도했던 독일과 프랑스는 한걸음 더나가 지난 해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별개의 유럽독자방위군 창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해 유고공습과정에서 보여줬던 유럽의 정치 군사적 무력함을 떨치기위한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동유럽 국가의 EU가입문제, 출범후 20여%나 가치하락한 유로 문제 등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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