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기술표준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동기식과 비동기식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유럽의 통신장비 제조업체들이 로열티 인하 등 유인책을 잇따라 내놓고 한국 시장 본격 공략에 나섰다.세계적 통신장비업체인 스웨덴의 에릭슨사는 18일 국내 통신사업자들을 초청해 ‘IMT-2000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에릭슨인 내놓은 유인책은 자사가 보유한 IMT-2000 기술이전과 로열티 인하 두 가지.
아노스 휘게디 에릭슨코리아㈜사장은 “몇몇 업체에 직접 지분투자해 기술을 제공하거나 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며 현재 제휴파트너를 물색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W-CDMA(비동기)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이 포럼을 결성, 맥시멈 캡(상한선)을 제시할 계획이어서 업체들이 제각기 로열티를 요구하는 CDMA2000(동기) 진영보다 로열티 면에서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에릭슨 본사 부사장 일행은 최근 정보통신부를 방문, 경쟁사인 퀄컴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료로 받고 있는 단말기 판매가격의 5.25%(수출의 경우 5.75%)보다 낮은 5% 미만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슨측은 특히 한국이 복수표준을 채택할 가능성에 대비해 비동기식뿐아니라 동기식 기술도 보유하고 있는 점을 집중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동기 진영인 대표하는 미국 퀄컴사도 최근 정통부에 “IMT-2000 로열티는 CDMA보다 대폭 낮추겠다”면서 적극적인 ‘구애작전’을 펴고 있다.
한국에서 CDMA 기술료로 95년부터 99년 상반기까지 무려 4억2,927만3,000달러를 챙긴 퀄컴으로서는 비동기 진영이 세계 시장의 80%를 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시장마저 잃게 될 경우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퀄컴은 특히 CDMA 종주국인 한국이 당연히 동기식을 채택할 것으로 보고 고압적인 자세를 보여왔으나 최근 국내 업체 상당수가 비동기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비동기 진영의 공세가 거세지자 태도를 바꿨다.
정통부 관계자는 “양 진영 모두 로열티를 대폭 인하하겠다고 밝혔을뿐 구체적 수치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국익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기술표준 확정을 최대한 늦춰 로열티를 낮추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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