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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칸영화제 한국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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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칸영화제 한국의 명암

입력
2000.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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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칸영화제에서 한국 영화인들은 17일(현지 시간) 밤 두개의 행사를 가졌다. ‘한국 영화의 밤’과 ‘스크린쿼터 국제연대기구’를 위한 기자회견. 각국 영화인들을 불러 한국 영화 현실을 알리고, 그들과의 교류를 넓혀보자는 의도는 같았다. 그러나 결과는 양극단이었다.‘한국 영화의 밤’은 칸영화제에서는 처음이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강제규필름, 유니코리아, 명필름 등 제작사들은 300여 명에게 초청장을 주었다. 손님맞을 준비를 마친 한국 영화인들은 집안 잔치로 끝날까 걱정했다.

그러나 기우였다. 100여 명의 외국 영화인들이 찾아와 한국 영화의 도약과 칸영화제 진출을 축하했다. 율리히 그레코 베를린영화제 포럼 부문 집행위원장 등 그리스, 이탈리아, 스웨덴, 독일, 인도, 이란, 영국 등의 영화계 인사들로 성황이었다. 축제 속에 우리 스스로 마련한 또 하나의 흥겨운 잔치마당이었다.

반대로 이날 낮 스크린쿼터문화연대가 주도한 ‘스크린쿼터 국제연대기구’기자회견장은 단 두 명의 외국 기자만 찾아왔다. 우리와 상황이 비슷한 프랑스 언론조차 외면했다. 영화제 측은 유인물을 프레스 박스에 넣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삭발농성과 전투경찰의 살벌한 모습이 언뜻 보기에도 영화제와 어울리지 않았다. 지난해 스크린쿼터사수투쟁과 칸영화제 거리홍보 때 보여준 관심을 생각하면 어이가 없다.

그러나 올해 칸영화제가 작품 선정에서부터 이념이나 정치색을 버렸다는 사실을 알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확연히 다른 두 행사의 모습. 어쨌든 우리 영화의 현실이었다.

이대현문화부차장대우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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