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逆정보' 공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逆정보' 공작

입력
2000.05.19 00:00
0 0

10·26 사태뒤 일본이 북한의 남침준비에 관한 거짓정보를 신군부측에 제공, 집권을 도왔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연세대 국제학연구소 박선원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에서 제시한 주장이다.어제 한국일보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 거짓정보 제공이 신군부의 요청에 따른 것인지, 또 실제로 집권에 얼마나 도움됐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일본 정보기관이 한국 여론에 영향을 줄 ‘역정보’(disinformation)공작을 했다는 가설은 그것대로 음미할 만 하다.

■논문에 따르면 북한이 곧 남침한다는 거짓정보의 외견상 출처는 도쿄나 베이징 주재 중국 정보통과 언론이었다. 그러나 실제는 일본의 CIA격인 내각 정보조사실, 통칭 ‘나이조’(內調)와 방첩기관인 공안조사처 등이 먼저 역정보를 중국쪽에 흘려보냈다.

그리고 이를 북한에 정통한 중국의 자체정보인 양 포장해 한국으로 역수출했다. 일본에 긴요한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 강력한 군부가 집권하는 것을 돕기 위해서였다는 분석이다.

■이런 분석은 일본의 영향력을 지나치게 부각시킨 인상이다. 또 신군부와 일본의 ‘야합’과, 미국의 비판적 입장을 대비시킨 것은 당시 정세의 실제 흐름에 비춰 미국에 편향됐다는 느낌이다.

다만 나라 안팎 정세가 변화할때마다 으레 쏟아지는 북한관련 역정보의 실체와 해악을 일깨우는 데는 좋은 계기라고 본다. 냉전시대 동서진영이 경쟁하듯 편 역정보 공작과 언론의 추종적 보도가 냉전 장기화에 이바지했다는 언론학자들의 지적은 지금도 유효하다.

■북한관련 역정보는 우리쪽은 물론 미국과 일본 등 이해관계국 정보기관이 쉼없이 생산해 퍼뜨린다. 일본등 서방 극우언론에 등장했다가 슬며시 사라지는 ‘북한군 전력강화’ ‘김정일 건강이상’등의 보도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러시아와 동구권 언론까지 이용된다. 이런 역정보는 과거와 달리 보수여론을 자극해 정부의 발목을 잡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어김없이 늘어날 역정보의 실체를 잘 헤아릴 필요가 있다.

/강병태 논설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