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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개조 '즉석 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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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개조 '즉석 윤락'

입력
2000.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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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매매업자·인간사냥꾼 378명 검거현대판 인간사냥꾼과 ‘노예매춘’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직업소개소를 빙자하거나 폭력배를 동원한 인신매매가 판을 치고 억지 채무관계의 올가미를 씌운 노예매춘과 윤락녀 사냥도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세상을 놀라게 한 포르노비디오 ‘빨간마후라’의 여주인공이 윤락녀로 이용되는가하면, 주택가 대형냉장고에서 이뤄지는 신종매춘까지 등장했다.

경찰은 최근 한달간 악덕윤락업자에 대한 대대적 단속을 벌여 인신매매업자와 폭력조직, 윤락녀 사냥꾼, 외국여성 매춘업자 등 총 102건, 378명을 붙잡아 이중 164명을 구속하고 2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노예매춘

서울 ‘미아리텍사스촌’의 윤락녀 이모(22)씨는 업주가 강매한 ‘살빼는 약’의 함정에 빠져 5년 이상 지옥같은 노예매춘에 시달렸다. 다이어트약을 강매한 포주 박모(43)씨 등은 약값으로 1회에 수십만원씩 빚을 씌운 뒤 외부전화를 끊고 도망가지 못하도록 감금했다. 잠시의 외출도 마담이 동행, 24시간 감시했고 애써 번 돈 수천만원도 고스란히 빼앗겼다.

김모(18)양은 98년 3월 강원 철원군에 놀러갔다 “취직하면 선불금을 주겠다”는 다방업주 남(41)모씨의 꾐에 빠져 티켓 윤락녀로 전락했다. 업주는 400여만원을 빼앗은 뒤 김양을 백령도 윤락가로 팔아 넘겼다.

◆인신매매 직업소개소

일부 직업소개소는 인신매매가 주업이었다. 임신 8개월의 김모(당시 18세)양은 98년 돈을 벌기 위해 전북 익산시 L직업소개소에 찾아갔다 아이를 잃고 몸도 망치는 악몽같은 일을 당했다. 업주 유모(47)씨는 “애를 떼야 취업이 가능하다”고 속여 김양을 인근 산부인과로 끌고가 임신중절 수술을 시킨 뒤 전북의 윤락촌으로 팔아넘겼다.

◆인간사냥꾼

가출소녀를 납치하거나 탈출 윤락녀들을 추적하는 인간사냥꾼도 도처에 널려 있다. 개인택시 운전사 이모(46)씨는 지난해 5월 서울역 택시정류장에서 가출소녀 정모(16)양을 납치해 성폭행한 뒤 미아리윤락촌에 150만원을 받고 팔아넘겼다. 정양이 윤락생활을 견디다 못해 탈출하자 3차례에 걸쳐 정양을 추적해 인신매매하는 끈질김을 보였다.

대구 ‘자갈마당’의 윤락녀 이모(27)씨도 수차례 윤락가 탈출을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강모(50)씨의 집요한 추적에 걸려 윤락가를 전전해야 했다.

◆빨간마후라와 냉장고 매춘

‘빨간마후라 매춘’과 기상천외한 ‘냉장고 매춘’까지 등장했다. ‘빨간마후라’의 여주인공 최모(17)양과 권모(17)양은 올 3월초 서울 서초구 서초동 G단란주점 업주 엄모(38)씨의 꾐에 빠져 합숙소에 감금된 채 윤락을 강요당했다. 엄씨는 이들이 빨간마후라의 주인공이라고 선전해 1회에 30만-40만원의 화대를 받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광진구 군자동 주택가에 무허가 유흥업소를 차린 서모(30)씨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초대형 상업용 냉장고를 밀실로 변행시켜 윤락행위를 일삼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냉장고는 미성년 윤락녀들의 대기실 및 도피처로 사용되거나 즉석 윤락장소로 이용돼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인 매춘

현지 신문광고를 통해 러시아와 동남아 취업희망자들을 모아 관광비자로 입국시킨 뒤 노예매춘을 일삼던 매춘조직들도 대거 적발됐다. 보도방업자 이모(21)씨는 러시아 윤락녀 이리나(29) 등 5명을 강남구 대치동 연립주택 지하단칸방에 합숙·감금시킨 뒤 “월급은 모아서 출국할 때 주겠다”고 속여 화대 6,100여만원을 가로챘다. 윤락녀들은 외출 한번 하지 못한 채 걸핏하면 폭행을 당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장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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