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스페인등과 잇단 계약분명 달라졌다. 올해는 그 주인공이 대기업이 아닌 벤처회사로 바뀌었을 뿐,여전히 칸영화제를 찾은 600여 명의 한국 영화인들 중 대부분이 수입과당 경쟁과 값 올리기 추태를 보이고 있지만 이제는 수출도 자신감을 얻었다.
벌써 김기덕 감독의 ‘섬’은 10만 달러에 일본에 팔렸다. 강제규 필름의 ‘쉬리’는 스페인과 16만 달러에 정식 수출계약을 맺었다. ‘쉬리’는 러시아, 태국, 아이슬란드, 유고와 딜 메모(가계약)를 교환했고, ‘은행나무 침대’는 30만 달러, 그 속편인 ‘단적비연수’는 1분 10초짜리 뎀필름만으로 70만 달러에 일본에 수출하기로 했다.
한국영화가 완성되기도 전에 해외수출을 성사시킨 것은 지난해 심형래의 ‘용가리’에 이어 두번째.
‘쉬리’의 경우 상담국가수와 그들의 적극적인 태도로 보아 영화제 기간 동안 적어도 15개국과 더 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했다.
더구나 강제규 감독 자신은 미국 윌리엄 모리스와 공동제작을 맺기로 해 흥분하고 있다. 윌리엄 모리스는 브루스 윌리스, 오우삼, 존 트래볼타 등 굵직한 할리우드 스타들과 계약을 맺고 있는 미국 3대 영상상업 에이전시의 하나. 그곳에서 배급, 제작비 조달, 할리우드 스타 캐스팅을 맡고, 강 감독이 연출하는 대작도 가능하다.
‘반칙왕’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노랑머리’ 등도 동남아국가들의 적극적인 구매 대상이다. 이번 칸영화제에 초청된 ‘춘향뎐’은 이미 프랑스 유료 영화 채널인 카날플뤼스가 아시아를 제외한 전세계 배급을 맡기로 했고, ‘박하사탕’ ‘오 수정’ ‘해피엔드’도 영화제 기간 동안 몇 나라와 수출계약을 맺을 전망이다.
이같은 변화는 지난해 유례없는 한국 영화의 국내 흥행성공, ‘쉬리’의 ‘타이타닉’침몰과 일본에서의 흥행(130만명) 영향도 크지만, 어느 해보다 적극적인 마케팅 덕분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5,000만원을 들여 버젓한 부스를 마련해 50여 편의 한국 영화 홍보에 나섰고, 영회제 일일뉴스잡지에 특집광고도 실었다. 강제규필름, CJ엔터테인먼트, 미로비전 등도 독자적인 부스를 마련했다.
국내 개봉판을 수정보완한 ‘용가리’는 광고비만 2억원을 투입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세계배급을 노리고 있다.
현지 언론들의 관심도 커 르 몽드지는 칸영화제가 시작되자마자 특집으로 ‘한국영화가 강하게 일어서고 있다’를 다루었고, 미국영화전문지 스크린은 한국이 아시아 다른 국가에서는 볼 수 없을 만큼 영화산업에 활기를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장 손에 잡히는 것은 적더라도 세계시장에서 한국 영화가 팔리는 상품이 되고 있음을 확인한 것만으로 칸영화제는 또 다른 의미를 남기고 있다.
● 강제규감독 인터뷰
칸영화제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강제규 감독이다. 하루 수십건씩 밀려드는 상담을 그는 직접 맡아서 한다. 그는 올해 생각을 바꿨다. 얼마를 더 받는가 보다는 보수적인 유럽 극장에 한국 영화를 많이 상영하는 길을 뚫자는 것.
“아무런 마케팅 없이 한 두군데 상영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한 국가에서 40-50개 극장에 걸리는 배급이 필요하다. 극장배급이 좌절되면 얼마를 받았느냐는 의미가 없다. 안정적으로 한국 영화가 진출할 길이 막히기 때문이다.”
헛된 욕심이 아니다. 일본 역시 한국 영화 상영시장이 없었지만 ‘쉬리’로 뚫었고, 그 때문에 ‘쉬리’의 상영은 동남아국가들로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한국 영화의 대중성을 상기시키며 그는 유럽시장의 출발지인 독일부터 공략하고 있다. “적어도 이번 영화제에서 ‘강제규’란 브랜드 파워는 획인했다. 때문에 일단 ‘쉬리’로 시작하면 충분히 한국 영화도 마켓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쉬리’ 같은 작품을 만드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한국에 돌아가면 올해 안으로 ‘제2 드림팀’을 구축해 체계적인 대형 프로젝트의 생산력 라인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홍콩은 골든 하베스트, 일본은 도호나 도에이가 있엇기 때문에 해외배급이 가능했다.
한국에도 이런 메이저가 필요하다”는 강제규 감독. 그 주인공이 되고자 그는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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