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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요 / TV시청률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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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요 / TV시청률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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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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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오른다면 무엇인들 못하랴"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오전 10시쯤 각 방송사 예능국 드라마국 등 PD들의 얼굴 표정만 봐도 간밤의 프로그램 시청률을 알 수 있다. 뉴스를 전달하는 보도국도 예외는 아니다. 시청률이 저조한 PD는 상사에게 추궁을 받는다. 담당 PD는 작가를 비롯한 스태프를 소집해 대책 마련에 부심한다.

방송사들은 공익성을 부르짖지만 시청률은 제작자와 프로그램의 존폐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 지 이미 오래다. 특히 4월부터는 광고료를 시청률과 연계해 책정하는 연동시스템이 적용됨에 따라 시청률을 올리기에 총력을 기울인다.

“시청률을 올릴 수만 있으면 무슨 일인들 못하랴?”라는 한 PD의 반문은 방송사 밥을 먹고 있는 사람 중 시청률에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

▼어떻게 조사하나▼

시청률 조사기관이 등장하기 전에는 각 방송사들은 모니터 요원을 활용해 일반 시청자들에게 전화로 프로그램 시청 여부를 물어 시청률을 조사했다. 1991년 12월 MSK(현 AC 닐슨)가 서울 목동을 중심으로 300 가구를 대상으로 처음 시청률 조사를 시작했다.

지난해 6월부터는 TNS 미디어 코리아가 서울을 비롯한 전국 1,000 가구를 대상으로 시청률 조사를 실시해 현재는 두 기관에서 시청률 조사를 하고 있다. 두 기관은 사전조사를 통해 가족수, 연령, 시청시간 등을 고려해 대상을 결정하고 텔레비전을 볼 때 시청률이 자동적으로 조사기관 컴퓨터에 입력되는 ‘피플 미터’ 기계를 TV에 설치한다.

조사대상 가구는 매년 20% 정도를 교체한다. 일일과 주간 단위로 발표되는 시청률은 방송사를 비롯한 언론사 광고사 등에서 유용한 자료로 활용된다.

▼시청률과 점유율▼

프로그램의 인기를 판단하는 지표는 크게 두 가지. 일반적으로 시청률이라고 부르는 가구시청률과 점유율. 시청률은 텔레비전을 보유한 가구 중에 특정 프로그램을 보는 가구수를 나타내는 수치이고 점유율은 텔레비전을 보는 가구 중에 특정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가구를 나타낸다. MBC 월·화 드라마 16일 방송분 시청률은 57%(AC 닐슨 자료), 점유율은 72%였다.

이날 오후 10시-10시 50분 TV보유 가구 중 57%가 ‘허준’을 시청했고 TV를 켠 가구 중 72%가 봤다는 것을 말해준다. 전문가들은 1,000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시청률은 대체적으로 정확도가 높다고 보고 있다. 시청률 1%는 약 14만 가구 정도가 텔레비전을 보는 것으로 간주된다.

▼역대 최고의 시청률 프로그램은?▼

TV 시청 시간이 우리보다 적고 채널이 많은 미국이나 유럽 일본에선 20% 선을 기록하면 시청률 1위에 오르며 엄청난 인기를 얻은 것으로 본다. 반면 우리나라는 장르별로 차이가 있다. 가장 인기가 있는 장르인 드라마의 경우, 10%선은 실패, 20% 선은 체면유지, 30% 선은 인기, 40% 이상은 대박으로 보고 있다. 다큐멘터리를 비롯한 교양 프로그램은 평균 10%선 미만이고 메인 뉴스는 10-20%를 보이고 있다.

오락 프로그램의 경우 프로그램별로 큰 차이가 나지만 10-20%를 오르내리고 있다. 시청률은 연령별 성별 지역별로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8-12일 주간시청률(TNS 자료)을 보면 전국에서 시청률 1위는 MBC ‘허준’이 차지했지만 2위는 지역별로 달랐다.

서울 광주 대전에서는 KBS 대하사극 ‘태조왕건’, 부산에서는 KBS 주말극 ‘꼭지’, 대구에선 SBS 주말극 ‘덕이’가 2위였다. 공식적인 시청률 조사가 이뤄진 뒤 현재까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은 KBS 2TV가 1997년 4월 2일 방송한 주말극 ‘첫사랑’으로 65.8%였다.

▼시청률만 높으면 모든 게 용서된다?▼

방송가 한 제작간부의 이같은 푸념은 시청률의 폐해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시청률이 저조하면 질 좋은 프로그램도 중도 하차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프로그램이지만 인기가 있으면 좋은 시청 시간대에 편성되고 있다. 작가 이금림은 “시청률은 중요하다.

하지만 시청자에게 유익한 드라마나 프로그램은 시청률에 좌우되지 말고 지속적으로 방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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