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수준 저하에 대한 대안으로 ‘자립형 사립고등학교’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다양성과 창의성을 살릴 수 있고 타성에 젖은 사립학교에 경쟁원리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고입 입시경쟁을 불러오고 ‘귀족학교’ 출현으로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하게 된다며 반대하기도 한다.
한국교육개발원 강영혜 부연구위원은 16일 열린 ‘자립형 사립고 제도 도입에 관한 공청회’에서 “학교붕괴 현상을 가져온 최근의 공교육 실태는 새로운 형태의 학교운영을 요구하고 있다”며 “재정자립이 가능하고 교육과정 편성·운영과 학생선발의 자율권을 가진 자립형 사립고를 하루 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위원은 또 “다양화와 특성화를 기조로 하는 2002학년도 새 대입제도도 자립형 사립학교 도입에 유리한 환경”이라며 “조기 해외유학 확산 등 현재 공교육의 헛점을 보완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교육개혁 시민운동연대 김정면신 사무처장은 “자립형 사립고는 획일적 교육체제가 불만인 계층의 지지를 얻을 지 모르나 결국 입시 위주 교육으로 변질되고 사회적 위화감을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보였다.
김 처장은 “새 대입제도도 여전히 학력이 중시되고 있어 자립형 사립고도 입시경쟁의 틀을 벗어나기 어려운데다 운영방향도 설립자의 양식을 믿는 것밖에 없는 상황에서 제도 도입은 힘들다”며 “성급하게 시행하기 이전에 고교 평준화의 틀을 보완하는 작업을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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