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베 료조(須之部量三·82) 전주한대사는 17일 박교수의 주장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를 반복했으나 적극적으로 부인하지는 않았다.몸이 불편해 지난해부터 도쿄(東京) 무사시노(武藏野)시 게이난초(境南町) 자택에 칩거하고 있는 그는 이날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10·26 이후 5공세력의 핵심인사였던 허문도(許文道)씨와의 잦은 접촉에 대해서는 시인했다. 그러나 허씨 등과의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대부분 “기억에 없다”“밝히기 곤란하다”로 일관했다. 다음은 스노베 전대사와의 일문일답 내용.
_ 허문도씨와는 절친했던 사이인가.
“허씨가 도쿄(東京)에 있던 때부터 알고 지냈다.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만났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_ 79년 10월 계엄사 수사발표 당시 육군본부에 갔던 일이 있나.
“정확한 시점은 모르겠으나 그런 기억이 있다. 혼자가 아니라 다른 주한 외교관들과 함께 갔다.”
_ 그때 허씨로부터 전두환(全斗煥)장군 중심의 새 체제에 대해 들었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_ 12·12 이전에 일본 정부가 신군부의 쿠데타 계획을 알고 있었다는데.
“그럴 리가 없고 밝힐 입장도 아니다. 노 코멘트로 해 달라.”
(그는 계속 “모른다”“기억에 없다”“말할 수 없다”를 반복했다)
_ 지난해 박교수와 두 차례 만난 적이 있나.
“그런 기억이 없다.”
_ 한국 연구자와 얘기를 나눈 기억도 없나.
“생각이 나지 않는다.”
_ 박교수가 최근 논문으로 여러가지 사실을 공표했는데….
“그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나와 만나 그런 얘기를 듣고 그런 글을 쓴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책임질 문제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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