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강속구투수 케리 우드(22·시카고 커브스)에게 1표차로 뒤져 신인왕을 아깝게 놓쳤던 토드 헬턴(27·콜로라도 로키스)은 눈물을 삼켰다.풀타임메이저리거로 뛴 첫 해 37개의 홈런과 3할1푼5리의 빼어난 성적을 올리고도 스포트라이트가 온통 ‘닥터 K’ 우드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신인왕은 생애 한번뿐이지만 야구는 올해부터 시작이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2년 후. 헬턴은 17일(한국시간) 현재 4할1푼7리의 고타율로 내셔널리그 타격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홈런더비에서도 13개로 개막후 줄곧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95년 로키스에 신인 1차지명된 그는 테네시대학시절 미식축구선수였을 정도로 만능스포츠맨이어서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차세대 타격3관왕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우완투수에겐 4할2푼4리의 고타율을 보이다가도 좌투수만 만나면 타율이 2할4푼5리로 주저앉는 게 문제였다.
더 이상 반쪽타자로 남지 않기 위해 그는 스프링캠프때 뼈를 깎는 훈련을 소화했다. 신인때부터 타격을 지도했던 돈 베일러(51) 현 커브스감독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됐다.
현역감독중 최고의 거포출신인 베일러는 항상 정확성을 타격의 바탕으로 삼아 지도해 치퍼 존스, 안드레스 갈라라가 등을 최고의 타자로 길러낸 장본인이다.
올시즌 헬턴은 좌투수를 상대로 철저히 짧게 끊어치는 타법으로 임해 상대타율을 3할7푼5리까지 끌어올렸다. 3년동안 수많은 좌투수들을 상대해본 경험도 그에겐 큰 재산이다. 현재의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꿈의 4할’도 정복할 수 있다는 평가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941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테드 윌리엄스를 끝으로 4할대 타자는 사라졌다. 타격의 달인 토니 그윈(39·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3할9푼4리에서 멈췄다.
쿠어스필드를 홈으로 사용하는 것도 헬턴에겐 큰 힘이다. 로키산맥의 고지대에 위치한 쿠어스필드는 중력이 약해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로키스 타자들은 홈에서 평균 3푼정도까지 타율이 더 나오고 헬턴도 안방에선 5할의 고타율을 자랑한다.
이런 이유로 콜로라도 타자들에 대한 폄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야구기록에는 가중치가 전혀 없다. 당장은 올스타무대에 서는 것이 꿈이지만 수위타자도 놓치기 싫은 자리인 것 만은 분명하다.
●1941년 이후 메이저리그 4할 도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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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선수(소속) 타율 리그
1941 테드 윌리엄스(보스턴) .406 A
1957 테드 윌리엄스(보스턴) .388 A
1977 로드 캐루(미네소타) .388 A
1980 조지 브렛(캔자스시티) .390 A
1985 웨이드 보그스(보스턴) .368 A
1994 토니 그윈(샌디에이고) .394 N
1999 래리 워커(콜로라도) .379 N
A=아메리칸리그 N=내셔널리그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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