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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125억弗에 라이코스 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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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125억弗에 라이코스 합병

입력
2000.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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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인터넷 기업 테라 네트웍스가 미국의 인터넷 포털 서비스업체 라이코스를 125억달러에 인수·합병키로 16일 합의했다.합병기업 ‘테라 라이코스’는 미국과 남미 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까지 사업영역을 대폭 확장, 세계 최대 인터넷업체인 아메리카 온라인(AOL), 야후(Yahoo!) 등과 어깨를 나란히 경쟁할 수 있게 됐다. 또 알타비스타(AltaVista)와의 합병설까지 나돌아 파장이 커지고 있다.

테라는 라이코스의 주식을 주당 97.55달러에 인수한다. 이는 합병설이 나돈 지난주 10일 뉴욕증시의 라이코스 종장가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테라의 모기업인 스페인의 텔레포니카의 후안 빌라론가 회장과 라이코스의 최고경영자(CEO) 밥 데이비스가 각각 ‘테라 라이코스’의 회장과 CEO를 맡게 된다. 테라 라이코스는 올해안에 5억달러의 매출과 월평균 방문자 5,000만명을 확보, 2001년이면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코스 유럽이 대주주인 세계 3대 미디어그룹 독일의 베르텔스만도 전격 동참, 테라 라이코스에 힘을 더했다. 베르텔스만과 테라 라이코스는 5년동안 10억달러 규모의 광고계약을 했으며,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처럼 테라 라이코스는 책, 음반, 영화, TV 등 베르텔스만의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받게 된다. 또 베르텔스만과 텔레포니카, 텔레포니카와 테라 라이코스는 각각 합작 벤처를 설립, 무선인터넷 서비스와 전자상거래 사업을 가속화한다.

테라와 라이코스의 전격합병은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라이코스는 유럽 2위의 인터넷 업체와 손을 잡음으로써 유럽지역의 서비스망과 고객을 대폭 확충할 수 있고, 테라는 미국에 거점을 확보해 미국, 중남미의 스페인어 사용자 3,000만명을 확실한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게 됐다. 테라는 이미 멕시코와 브라질 등에 진출,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남미는 1999년 현재 인터넷 이용자가 1,060만명에 불과하나 2005년이면 6,600만명의 거대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테라의 라이코스 인수는 유럽 기업이 미국의 거대 인터넷업체를 인수한 첫 사례며 비 미국기업의 미국진출을 가속화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이미 비 미국 기업의 첨단 미국기업 인수 건수와 규모는 미국기업의 해외진출을 능가했다. 미국의 인터넷 기업인 룩스마트(LookSmart), 고투 닷컴(GoTo.com) 등이 현재 비 미국기업들이 노리는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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