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때 강제노동에 시달린 한국인들이 일본 기업들을 상대로 미국에서 최초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17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한국인 남녀 3명은 16일 미쓰이 미쓰비시 신일본제철 등 일본기업 12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고등법원에 제기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전쟁당시 많은 한국인들이 한국이나 일본에서 일본기업에 의해 강제노동에 동원됐다”면서 “우리는 1945년까지 수년간 일본의 조선소에서 노동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본언론들은 이날 “이번 소송이 집단소송의 형식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면서 “이 경우 원고 외의 많은 피해자들이 재판에 영향을 받아 청구총액이 수십억 달러에 이르러 일본 정부가 방치하기 어렵게 됐다”고 전했다.
또 이날 루벤 레스스(74) 카를로스 가데닐랴(80) 등 2명의 필리핀인들도 전쟁당시 일본기업이 운영하는 면화농장과 광산 등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렸다며 같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로써 미국에서 2차세계 대전과 관련, 일본기업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건수는 모두 28건으로 늘어났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7월 캘리포니아주가 2차대전 중 나치 정권과 그 동맹국이 자행한 강제노동에 대한 소송제기 시한을 연장하는 내용의 법을 발효시킴으로써 제기된 것이다. 한편 캔사스 네브래스카 웨스트버지니아 등 3개주 의회도 캘리포니아식 법안을 심의중의며, 텍사스 플로리다 조지아 미주리주 등 4개주는 관련 법안이 제출된 상태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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