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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분단의 장벽 '광주여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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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분단의 장벽 '광주여 영원히'

입력
2000.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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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민주화운동 20주년을 맞아 윤이상의 교향시 ‘광주여 영원히’가 이달 세 차례 연주된다. 희생자에게 바치는 진혼곡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곡은 17일 임진각에서 피아노 3중주 편곡으로, 이어 서울시향의 연주로 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과 20일 광주 망월동 5·18 기념묘역에 울려퍼진다.어떤 음악일까. 음반을 들어보면 되겠지만, 구할 수 없다. 북한 국립교향악단의 연주로 일본 음반사 카메라타에서 나온 것이 있으나, 아직 수입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수입을 추진해 온 한 음반유통회사는 ‘아직 때가 이르다’며 결정을 미루고 있다.

수입이 공식적으로 금지된 건 아니다. 다만 북한이 연주한 것이라 수입 과정에서 통일부와 검찰 등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그러다가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까봐 주저하고 있다.

‘때가 이르다’는 말은 우리 사회의 북한 정서가 부정적이라는 판단을 담고 있다. 판단착오 또는 쓸데 없는 내부검열이 이 음반의 수입을 미루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이 일로 새삼 깨닫는 것은 우리가 걷어내야 할 분단의 그늘이 곳곳에 남아있다는 사실이다.

올해 광주 20주년 기념 행사의 큰 주제는 ‘광주에서 통일로’이다. 그러나 북한이 연주한 ‘광주여 영원히’는 여전히 분단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윤이상 자신이 분단으로 인한 불행한 역사의 희생자였음을 생각하니 마음이 더욱 착잡해진다. 언제쯤이면 마음을 활짝 열고 북한 국립교향악단의 ‘광주여 영원히’를 들을 수 있을까.

/오미환 문화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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